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公기관 출자회사 정리한다더니… 6년간 되레 302곳 신설

입력 | 2016-08-01 03:00:00

최근 5년간 213명 ‘숨은 낙하산’ 보냈다
손실 쌓여가도 재취업 창구 악용… 임직원 옮겨갈때 대부분 공시안돼
감시 사각지대… 대대적 정비 시급




공공기관들이 최근 6년간 300곳이 넘는 출자회사를 새로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2009년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을 통해 131개의 출자회사 정리를 추진했지만, 그 갑절이 넘는 자회사를 신설한 것이다.

출자회사 상당수는 경영 부실로 매년 당기순손실을 내고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들은 5년간 213명의 임직원을 출자회사에 재취업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나랏돈과 다름없는 공공 자금으로 부실 자회사를 세워 ‘낙하산 창구’로 활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기업 출자회사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와 감독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보고서 ‘공공기관 출자회사 운영 실태 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 등 74곳이 소유한 출자회사는 560개로 2009년 말(330개)보다 230개(69.7%) 늘었다. 수치상으로 신설된 출자회사는 모두 302곳이지만 기존 출자회사 중 일부가 다른 회사 및 기관과 통폐합되거나 매각됐다.

공공기관이 출자회사를 세우려면 주무 부처 및 기획재정부와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하지만 이들 출자회사의 85%는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오히려 ‘자회사 지분이 30%를 넘으면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조항을 악용해 한국동서발전은 석문에너지 등 지분 29%짜리 출자회사를 설립했다.

공공기관 출자회사는 정부가 별도로 지정하지 않는 한 공시 의무가 없다. 이를 악용해 방만 경영이 이뤄지는데도 정보가 드러나지 않은 채 ‘감시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한국가스공사는 725만 달러(약 81억 원)를 들여 확보한 우즈베키스탄 압축천연가스(CNG) 충전소 출자회사의 지분(19.4%) 매각을 2014년 결정했지만 이런 사실은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또 모회사인 공공기관들이 2011∼2015년에 213명을 출자회사로 재취업시켰지만, 공시에 이름이 올라간 사람은 24명에 불과했다.

예산정책처는 “출자회사에 대한 사업 성과를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세종=이상훈 january@donga.com·박민우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