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최측근, 이종걸 캠프 합류설도

31일 박 시장과 이 의원 측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11시경 이 의원이 서울 종로구 가회동 공관 인근으로 박 시장을 찾아가 ‘번개’ 만남이 이뤄졌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잘해 보라”는 취지로 덕담을 건넸고, 분위기도 줄곧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이날 오전 이 의원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당 대표 선거 출마를 만류하면서 예정됐던 출마 선언을 미뤘지만 이튿날 출마 선언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출마 결심을 굳힌 데에는 박 시장과의 면담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잠재적인 대선주자인 박 시장은 친문 진영의 당 대표보다는 ‘비주류’인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친문계는 내년 초 일찌감치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고 문재인 후보 체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박 시장 측은 서울 시정의 성과가 나기 시작하고 대선 지형이 요동칠 수 있는 내년 후반이 후보 경선에 유리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더민주당 관계자는 “내년 초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치른다면 사실상 박 시장의 출마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 측은 “이번 면담은 오랜 친분이 있었던 이 의원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앞으로 송영길, 추미애 의원,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과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박 시장과 이 의원은 경기고 동창으로 1990년대 초 변호사 시절 10년 가까이 같은 법무법인에서 일했다. 이들은 ‘서울대 우 조교 성희롱 사건’을 공동 변호했고 참여연대 창립에도 도움을 주고받았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