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전력 끊기고… 신호 고장나고… 정차 짧아 탑승 못한 승객도 속출 1일 첫 평일 운행… 사고날까 불안
2조3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개통한 인천지하철 2호선이 운행 첫날인 지난달 30일부터 크고 작은 고장으로 멈춰서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천교통공사가 충분한 준비 없이 법적 시범 운행 기간인 40일만 채우고 서둘러 개통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31일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27분경 인천지하철 2호선 서구청역∼인천가좌역 구간에 갑자기 전력 공급이 끊겨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서구청역과 인천가좌역 사이를 운행하던 전동차 3대가 멈춰서 승객 300여 명이 불안에 떨었다. 전동차는 15분 뒤인 오전 10시 42분경 전력이 공급돼 운행을 재개했으나 10분 만인 10시 52분경 전동차 한 대가 가정역에서 다시 멈췄다.
공사 측은 “선로 등에 과전류가 흐를 경우 이를 감지해 전류를 차단하는 보호계전기(차단기)의 센서가 민감하게 세팅돼 전력 공급이 일시 중단됐다. 센서의 민감도를 조절해 현재 열차가 정상 운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 시민은 “개통 첫날 석남역에서 출발한 전동차가 느린 속도로 운행하더니 오후 1시 55분경 다음 역인 서부여성회관역에서 완전히 멈추기도 했다”라며 “큰 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을 지느냐”라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전동차 정차 시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의견도 많았다. 서구 검단동에 사는 주모 씨(41)는 “정차 시간이 너무 짧아 노약자나 어린이들의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인천지하철 2호선의 정차 시간은 환승역은 30초, 일반역은 20초다. 이 시간이 지나면 전동차의 문은 저절로 닫힌다. 개통 첫날에는 이용객이 몰리면서 제때 탑승하지 못하는 승객이 속출했다. 정차 시 열리는 전동차 출입문도 1호선(4개)보다 적은 3개로, 러시아워 등에는 내리고 타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이용객이 늘어나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을 경우 현재 2량인 편성을 최대 4량으로 늘려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인천지하철 2호선은 차량 74량을 2량 1편성으로 구성해 6분(출퇴근 시에는 3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승차 정원은 206명(최대 276명 수용)으로 1호선의 20% 수준이지만, 배차 간격을 1호선(4분 30초∼8분 30초)보다 단축했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