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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무용수 해외에 안 뺏겨야 한국발레도 살아납니다”

입력 | 2016-08-01 03:00:00

한국발레콩쿠르 심사 위해 서울에 온 아르헨 현대 발레 거장 훌리오 보카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무용수 훌리오 보카. 그는 창밖 남산 풍경이 “너무도 아름답다”며 다양한 포즈를 취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아르헨티나에는 ‘모르면 간첩’이란 말을 듣는 유명 인물 3명이 있다.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6)와 FC바르셀로나 선수인 리오넬 메시(29). 나머지 한 명은 현대 발레에서 가장 중요한 무용수 중 한 명인 훌리오 보카(49)다.

7월 28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제1회 국제스칼러십 한국발레콩쿠르 심사를 위해 처음 방한한 그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2007년 현역에서 은퇴한 그는 20년간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주역 무용수로 활동했다. 1985년 모스크바 국제발레콩쿠르 금상, 1989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댄서’, 1992년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남성 무용수 등에 선정됐다. 현재는 남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우루과이 BNS 국립발레단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2007년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그의 고별 공연에 30만 명이 찾아왔던 것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그는 “당시 록스타가 된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세계 최고 권위의 발레 콩쿠르 중 하나인 스위스 로잔 국제발레콩쿠르 심사위원장이다. 그는 최근 한국 무용수들이 각종 콩쿠르에서 선전하는 것을 보고 한국을 꼭 방문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국 무용수들은 기술뿐 아니라 예술성까지 함께 갖고 있어요. 어떻게 어린 나이에 두 가지를 함께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죠.”

최근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남성 무용수상을 수상한 마린스키 발레단의 김기민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그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뛰어난 무용수들이 해외에 나가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을 붙잡아 한국 발레의 대중화를 이끄는 것도 중요해요. 스타가 있어야 발레도 살아납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