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2016 리우올림픽] 올림픽축구대표 마지막 평가전… 유럽 강호 스웨덴에 3-2 승리
태극마크만 달면 ‘펄펄’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문창진(가운데)이 지난달 30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왼발 슛을 시도하고 있다. 문창진이 2골을 넣은 한국은 3-2로 승리했다. 상파울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현역 시절 ‘그라운드의 여우’로 불린 신 감독은 자신과 가장 비슷한 선수로 문창진을 꼽는다. 영리한 경기 운영과 탁월한 골 결정력이 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는 앞에서는 칭찬을 하지 않는다. 반대로 귀를 깨물거나 꿀밤을 때리며 부족한 점을 보완하라고 한다. 문창진은 “감독님께 장난으로 맞아도 아프다. 하지만 애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감독도 문창진이 없는 자리에서는 기대를 숨기지 않는다. 신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 등에서 “문창진은 올림픽에서 큰 사고를 칠 선수”라고 자주 말했다.
신 감독의 ‘밀고 당기기’ 전략 속에 대표팀의 핵심 공격 자원으로 거듭난 문창진은 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대표팀의 분위기를 바꾸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달 30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혼자 두 골을 몰아치며 한국의 3-2 승리를 이끈 것. 앞서 이라크와의 비공개 평가전(7월 25일)에서 0-1로 패하며 공격과 수비가 모두 흔들렸던 대표팀은 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평가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문창진은 올 시즌 포항 유니폼을 입고 K리그 클래식 13경기에 출전해 1골에 그치고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달랐다. 그는 올해 신태용호가 치른 15경기에서 10골을 터뜨렸다. 문창진은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4골을 터뜨리며 주목받았지만 다음 해 20세 이하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하며 한동안 ‘잊혀진 원더보이’라는 말을 들었다.
지난해 7월에도 부상으로 5개월 동안 재활에만 매달렸다. 오래도록 마음고생을 한 문창진이지만 그의 잠재력을 알고 있는 신 감독이 1월 올림픽 예선부터 꾸준히 대표팀에 소집하면서 부활에 성공했다.
문창진은 31일 동료들과 함께 조별리그 첫 경기 피지전(8월 5일)이 열리는 사우바도르에 도착했다. 그에게 값진 골을 터뜨린 스웨덴전이 끝난 후 신 감독에게서 칭찬을 들었느냐고 물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답변은 “아니요”였다. 문창진은 “감독님은 저를 칭찬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올림픽 본선의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어 칭찬 한 번 받아보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리우데자네이루=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