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탐사기획/프리미엄 리포트/20대 국회의원 인맥 해부 <上>] ‘전직’으로 본 의원 인맥
《 20대 국회는 법조인, 관료 등으로 연결된 인연의 강도가 가장 강했다. 상당수 엘리트 집단에서 지연이나 학연을 통해 주류가 형성되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본보와 함께 조사에 참여한 이원재 KAIST 교수는 “우리 사회 엘리트인 국회의원의 기본 스펙이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출신 직업 등으로 내부 분화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야 의원들이 서로 한데 어우러진 그룹은 법조인과 관료 출신 그룹이다. 출신 대학이 같고 전공, 고시 기수 등이 겹치면서 소속 당보다 강한 결속력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20대 의원 중 법조인 출신은 49명으로 출신 직업 중 가장 많은 의원을 배출했다. 국회의 주요 충원 경로 중 하나인 법조인 출신은 19대 국회(42명)보다는 7명 늘었지만 18대(59명), 17대(54명)보다는 적었다.
야권에선 노무현 정부에서 각각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더민주당 김진표 의원과 국민의당 장병완 의원이 있지만 그룹 내 새누리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주변부에 위치해 있다. 지도상에 굵은 선으로 연결된 새누리당 이종배 곽대훈 정태옥 의원은 모두 고려대 출신이다. △이종구-정우택(경기고) △이종배-정태옥-곽대훈(고려대) △박완수-박성중(행시 23회) △이명수-박찬우 의원(성균관대) 등도 인맥이 연결돼 있다.
새누리당 정당인 출신 그룹도 몰려 있다. 이들 대부분은 국회의원 보좌진 출신이거나 당직자, 지방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이다. 김무성 이정현 정병국 의원 등은 당직자, 김학용 이장우 김태흠 유의동 김선동 의원 등은 국회 보좌진, 황영철 이우현 원유철 강석진 안상수 의원 등은 지방의원 및 지자체장 출신이다. 더민주당의 노무현 청와대 출신이거나 운동권 출신을 일컫는 ‘친노(친노무현)·운동권’ 인사들의 인맥도 두드러진다. 전해철 윤후덕 박재호 정재호 황희 권칠승 의원 등은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다. 한 의원은 “‘참정회(참여정부 출신 정치인 모임)’라는 이름으로 종종 모였던 인사 20명가량이 20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대학 학생회 간부 등 운동권 출신도 20여 명 된다. 강병원(서울대), 송영길 우상호(연세대), 김영춘 이인영(고려대), 유은혜 기동민 박완주 박용진(성균관대), 홍익표(한양대) 등이 대표적이다.
다른 의원들과의 인연이 가장 많은 ‘마당발’ 의원은 당별로 새누리당에선 윤상현, 더민주당에선 고용진, 국민의당에선 김성식 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이 50대 의원으로 새누리당 정당인 출신인 데다 충청 출신, 3선 의원 등 평균적인 그룹에 많이 속한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윤 의원은 향후 정치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확장성이 높지만 일찌감치 골수 친박(친박근혜)으로 스스로를 정의한 건 확장성을 깎아 먹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출신에 손학규계로 분류되지만 노무현 청와대에서 행정관을 지낸 더민주당의 고용진 의원, 부산 출신으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출신인 김성식 의원도 마당발로 꼽혔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류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