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무박 3일, 에이큐브 게임잼 "게임잼은 공모전이 아닌, 놀이다!"

입력 | 2016-08-01 10:46:00


2016년 7월 31일, 국민안전처가 폭염주의보, 노약자 야외활동 자제, 충분한 수분 섭취라고 '긴급재난문자'를 보낸 7월의 마지막날,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안양창조경제융합센터 내 창의혁신 공간 '에이큐브:인텔TG랩(이하 에이큐브)'에서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지난 7월 29일부터 무박 3일 동안 개발자들의 축제 '에이큐브 게임잼'행사에 참여했다. 경기도와 안양시가 주최하고, 안양창조산업진흥원과 IT동아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기획자, 디자이너(그래픽), 프로그래머(개발자) 등 다양한 분야의 개발자들이 참여했다.

에이큐브 게임잼(출처: IT동아)


에이큐브 게임잼(출처: IT동아)


일요일 이른 아침 도착한 에이큐브의 모습은, 역시나, 무박 3일의 여정을 그대로 투영했다. 아직 결과물을 내지 못해 졸린 눈을 비비며 마지막 작업에 몰두하는 팀, 미팅룸 한쪽에서 70인치 크기 빅디스플레이에 완성한 결과물을 테스트 중인 팀 등 마감 시간을 앞둔 열정이 가득했다. 특히, 가장 눈길을 끄는 모습은, 무박 3일의 피로를 그대로 내비치며 여기저기 쓰러져 잠과의 사투에 GG를 선언한 개발자들이었다. 바닥에 누워 있는 그들을 어찌 탓할 수 있을까. 오히려 자신의 열정을 개발이라는 시간에 모조리 쏟은 그들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에이큐브 게임잼(출처: IT동아)


에이큐브 게임잼(출처: IT동아)


에이큐브 게임잼(출처: IT동아)


에이큐브 게임잼(출처: IT동아)


이번 게임잼 주제는 특이했다. 이틀 전, 게임잼 시작을 알리고, 주제를 기다리는 참가자들 앞에는 'TV 화면 조정 화면'이 등장했다. 이어서 이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게임을 개발'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다소 황당했지만, 게임잼 진행을 담당한, 인디 게임 개발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터틀크림 스튜디오의 박선용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11년부터 다양한 게임잼을 진행하고 있다. 게임잼은 어디까지나 '개발자들의 놀이'에서 시작한 문화다. 공모전이 아니라는 뜻이다. 게임잼 행사를 진행하고, 하루나 이틀 밤새고 난 뒤에 그 중에서 1등, 2등, 3등을 정하는데, 글쎄. 그건 게임잼이 아니라 공모전이다. 개발 캠프에 가깝지 않을까. 게임잼은 정말 자유로운 행사다. 참가자들이, 개발자들이 재미있게 노는 것이 게임잼이다"라며, "개발자들이 말하는 '노는 것'은 결국 '게임을 개발한다'는 뜻이다"라고 덧붙였다.

에이큐브 게임잼(출처: IT동아)


이어서 그는 "이번 안양시가 지원해주신 에이큐브 게임잼은 다른 관공서와 다르게 인상 깊다. 지금까지 여러 관공서의 지원을 받아 게임잼을 진행해봤지만, 이번처럼 자유로운 게임잼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높으신 분들이 오셔서 연설하시고, 격려하시고… 물론, 그 취지는 정말 좋지만, 이틀씩 밤새고 있는 와중에 그렇게 다녀가시면 간혹 방해가 되곤 한다"라며, "게임잼은 정말 자유로운 행사다. 참가자들이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이번 에이큐브 게임잼에 보여주신 안양시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에이큐브 게임잼(출처: IT동아)


공식적인 행사는 31일 오후 12시에 모두 끝났다. 아직 결과물을 완성하지 못한 팀도 있었고, 참가자들도 인정하는 게임을 개발해 시연하는 팀도 있었다. 경품을 주고 받고 모두들 박수를 치고, 참가자들은 집으로 돌아갈 듯 보였다. 하지만, 기자의 예상은 빗나갔다. 오히려 에이큐브에 사람이 더 늘어났다. 이어서 각 팀들이 저마다 디스플레이 앞에 자리잡고 지난 밤새 열중했던 결과물을 시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네트워크가 이어졌다. 과자와 음료를 들고 다니며 다른 팀의 게임을 해보고, 의견을 주고 받았다. 서로가 아이디어를 나누는, 자유로운 네트워크가 시작된 것이다.

에이큐브 게임잼(출처: IT동아)


박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진행하는 게임잼은 이렇다. 공식적인 개발 시간이 끝난 뒤에, 개발자들이 만나서 노는, 네트워크를 진행한다"라며, "게임잼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도 네트워크 시간에는 자주 놀러온다. 친구들이 주말에 잠 안자고 무엇을 만들었는지 궁금해서 오는 사람도 있고, 시간이 안맞아서 참가하지 못한 아쉬움을 이렇게 네트워크 시간에 풀곤 한다. 우리는 노는 게임을 만든다"라고 강조했다.

에이큐브 게임잼(출처: IT동아)


게임잼을 주관한 안양창조산업진흥원 박병선 원장도 덧붙였다. 그는 "게임잼이라는, 개발자들의 자유로운 이벤트를 에이큐브에서 진행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열정을 지니고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와 세미나를 준비하겠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에이큐브 게임잼(출처: IT동아)


글 /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tornados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