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이정철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의 목소리엔 피곤이 가득했습니다. 1일 훈련을 마친 대표팀은 도로에서 두 시간이나 허비해야 했습니다. 교통 체증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대표팀을 태운 버스의 운전사가 선수촌을 찾지 못해 이곳저곳을 헤맸기 때문이었습니다. 훈련장과 선수촌의 거리가 18㎞인 점을 감안하면 한숨이 나올 법합니다.
전날에 이어 훈련장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습니다. 올림픽 대회를 앞두고 브라질 각 지역에서 사람을 동원하다보니 리우데자네이루 시내 길을 알지 못하는 운전사들이 많았습니다. 보다 못한 대표팀 스태프가 나서 ‘구글맵’을 이용하자고 했지만 좋은 해결책은 아니었습니다. 올림픽을 위해 이곳저곳 도로를 새로 연결하다보니 지도 앱이 인식하지 못하는 길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운전사는 출발하면서 버스 뒤에 있던 나무와 접촉사고를 내기까지 했습니다. 다행히 가벼운 사고여서 선수들은 부상을 당하진 않았습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심각한 교통 정체를 전하며 ‘교통지옥’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경기장 4개 권역이 20~30㎞씩 거리를 둔 상황에서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정말 교통지옥이 연출될 것 같습니다.
절도 등 치안 불안도 꾸준히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호주 대표팀은 화재로 대피했다 노트북 등 개인 물품을 분실했습니다. 일본의 여자 마라토너 이토 마이는 치안 불안에 경기코스 답사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