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화약고’ 중동 난민] ‘아랍의 봄’ 혁명이후 중동내전 피해 탈출, 작년 182만명 유럽으로… 1년새 6배 늘어
그러나 2011년 3월 시리아를 뒤덮은 민주화 시위는 탱크를 앞세운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강경 진압으로 무산됐다. 이후 반정부 세력은 무장 반군으로 바뀌었고 시리아는 내전에 돌입했다. 미국은 아사드 정권에 민주국가로 탈바꿈하지 않으면 정권을 붕괴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으나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아사드 정권은 건재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을 틈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시리아 동북부 지역을 점령했다. 아사드 정권은 내전 과정에서 민간인을 무려 28만 명 이상 학살했고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여기에 독재 정권에 시달리거나 내전, 가난에 내몰린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에리트레아, 소말리아, 나이지리아 등의 시민들도 무작정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유럽연합(EU) 국경관리청(Frontex)에 따르면 지난해 발칸 반도와 아프리카 북부 등을 거쳐 유럽에 들어간 난민은 182만7260명에 이른다. 2014년 28만7947명의 여섯 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국경관리청은 유럽 유입 난민 이동 경로를 지중해 동부, 발칸 반도 서부, 지중해 중부 등 크게 8개로 파악하고 있다.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등 발칸 반도 서부도 시리아 난민들이 대거 유입되는 지역이다.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등 EU 비회원국에 들어온 난민들은 EU 회원국인 헝가리를 거쳐 오스트리아, 독일 등에 들어간다. 지난해에만 76만4038명이 이곳을 통해 유럽에 들어갔다.
유럽으로 향하는 대표적인 항로는 리비아 해안에서 이탈리아 그리스 몰타 등으로 들어가는 지중해 중부 루트다. 2011년 10월 민중봉기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리비아 정부는 해상 통제를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 섬은 리비아 해안 도시에서 약 220km 떨어져 있을 정도로 가깝다. 말리, 수단, 에리트레아, 소말리아 등의 난민들은 ‘보트 난민’ 형태로 유럽행을 시도하는데 노후 선박, 승선 인원 초과 등 안전 문제로 배가 침몰해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