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男100m 첫 자력출전 대단…내 몫까지 뛰어주렴” 고1때 육상선수로 만났던 너와 나, 당시 네 실력은 부러움 그 자체였지 힘든 100m 한국신 깼던 것처럼 잘할거라 믿지만 내가 더 떨리네
김국영
네가 나를 기억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내가 육상을 막 시작했던 고등학교 1학년 때였지. 우리 코치님이 너한테 나를 소개하면서 하신 말씀이 기억이 난다. “나중에 네 라이벌이 될 거니까 많이 알려줘라”라고. 지금 생각하면 창피한 얘기야. 그때부터 넌 참 대단했잖아. 고1 때부터 종별대회에서 2, 3학년 형들을 다 이겼지. 그저 그런 선수에 불과했던 나에게 넌 우러러보는 존재였어(웃음).
‘평창에서 리우까지, 좋은 기운을 전합니다.’ 평창 겨울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는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서영우, 윤성빈, 원윤종(왼쪽부터)이 김국영을 비롯해 리우데자네이루 여름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비시즌인 요즘엔 우리도 육상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어. 스타트 기록을 0.1초라도 줄여야 하거든. 매일 밖에서 뛰다 보니 살도 새카맣게 탔어. 선수촌에 있으면 리우 올림픽 준비하는 선수도 많이 보여서 더 자극이 돼.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흘렀는지 한참 남은 것 같았던 리우 올림픽도 이제 코앞이네.
나도 처음 올림픽에 나갔을 때 정말 신기했는데, 한국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100m에 자력으로 나서는 너는 얼마나 기대가 될까. 휴, 상상만 해도 내가 다 떨려. 하지만 누구보다 잘할 거라 믿어. 불가능하다고만 생각했던 세계선수권에 올림픽까지, 결국 너는 다 해냈잖아. 네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P.S.(서영우와 함께 훈련하는 동료들이 전하는 파이팅입니다.)
올림픽은 평소보다 기량을 더 발휘할 수 있는 무대예요. 후회 없이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랍니다.(봅슬레이 국가대표 원윤종)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