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의 저자는 ‘스베틀라나 페트로바’와 ‘고양이 자라투스트라’, 이렇게 둘이다. 공저 출판이다. 그러나 ‘고양이 자투스트라’는 페트로바가 키우는 애묘의 이름이다. 자신이 키우는 냥이를 공동 저자로 올렸다. 의도부터 파격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젊은 예술가인 저자는 왕성한 호기심과 전위적인 퍼포먼스로 늘 화제를 몰고 다녔다. 그녀가 어머니의 죽음으로 슬럼프에 빠졌을 때, 그녀를 구원한 것은 어머니가 남겨준 뚱보 고양이 자라투스트라였다. 어머니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유난히 살이 오른 이 진저 캣은 10킬로그램짜리 ‘기쁨 덩어리’로 통한다.
이 책을 펼치면 라스코 동굴벽화로 여행을 시작해서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를 거쳐 유럽과 일본 및 미국의 대표적인 명화들을 종횡무진 섭렵하게 된다. 140 컷 정도의 명화가 소개된다.
다 빈치, 보티첼리, 티치아노, 엘 그레코, 벨라스케스, 모네, 클림트, 뭉크 등 미술계의 내로라하는 거장들이 고양이 찬미자들로 거듭나고, 고양이를 화자로 하는 유머러스한 짧은 글은 예술적 정보도 포함하고 있어 우리를 새로운 형식의 미술관으로 흥미롭게 안내한다. 집사들에게 일독을 권해본다.
글?그림 스베틀라나 페트로바, 고양이 자라투스트라 공저/ 옮긴이 공경희
출판/ 세종서적/ 정가 20,000원.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