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 설치에 반대하며 엿새째 본관을 점거 중인 이화여대 학생들은 2일 발표한 4차 성명서에서 “고소장 대응은 학생들에게 또다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스승이 학생을 고소하는 것은 부모가 자식을 고소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전날 최경희 총장이 “학교 차원의 고소장 접수 계획은 없지만 감금됐던 교직원들의 개별적인 고소는 막을 수 없다”고 한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본관 점거 농성 과정에서 벌어진 교직원 45시간 감금 사태에 대해서도 학교와 학생들 사이 진실공방이 계속됐다.
36시간 억류됐던 서혁 교수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화장실에 갈 때 마다 학생들이 박수와 환호, 꽹과리까지 쳐 조용히 해달라고 했지만 더 큰소리를 냈다”며 “여자 선생님들은 화장실에 가는 게 두려워 물도 마시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화장실에 가는 평의원에게 기저귀를 던지고, 새벽 2, 3시경 앰프와 조명을 켜고 춤추며 노래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날 오후 5시 현장 시위대는 졸업생 600여 명이 보내온 졸업장 사본에 ‘RETURN(반납)’ 도장을 찍은 뒤 학교 정문 벽면에 부착하는 ‘졸업장 반납 시위’를 벌였다. 학생 측은 경찰의 감금 주동자 수사방침에 대응해 법률팀을 구성하고 민·형사 소송에 대비한 증거 수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