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선수들의 승부조작과 불법 스포츠도박 때문에 말이 많지만 경륜과 경정은 지난해 무려 4169억원의 세금을 내고 898억원의 수익금을 각종 공익사업에 쓰는 등 좋은 일을 해왔다. 팬들의 합법적인 베팅은 국가재정에도 큰 도움이 된다. 사진제공 | 경륜경정사업본부
■ 경륜·경정 수익금, 어디에 쓰일까?
작년 수익금 898억원도 공익 사업에
스포츠토토·경마도 수익금 사회 환원
요즘 몇몇 프로야구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하고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개설문제가 또 불거졌다. 불법도박의 문제가 하루 이틀 전의 문제는 아니지만 다시 주요 이슈가 됐다.
국내 불법도박 시장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2014년 기준으로 101∼160조원 규모의 불법도박 시장이 우리나라에 존재한다고 추산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복지예산 규모는 115조원이었다. 불법도박의 시장규모가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그렇다면 합법적인 베팅사업의 수입금은 어디에 쓰일까?
지난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이창섭) 경륜경정사업본부가 경륜과 경정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은 898억원이었다. 세금은 무려 4169억원이었다. 경륜경정사업본부는 수익금 898억원을 가지고 ▲국민체육진흥기금 392억원 ▲문화예술진흥기금 207억원 ▲청소년육성기금 164억원 ▲지방재정지원 및 중소기업창업 지원 등에 135억원을 각각 배분했다.
이처럼 경륜·경정의 수익금은 국가체육발전, 문화예술진흥, 청소년육성, 지방재정지원 등 국가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에 사용된다. 이것만이 아니다. 사회에 환원한 수익금 898억원과는 별개로 2015년 세금으로 4169억원을 부담했다. 레저세가 2508억원으로 가장 많고, 교육세 1003억원, 농특세 501억원, 기타소득세 157억원이었다.
경륜경정 팬들의 소액 베팅이 국가재정을 살찌우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이런 좋은 목적의 합법적인 도박시장을 두고 왜 사람들이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불법도박 시장을 기웃거리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합법사행산업의 과도한 규제’, ‘불법도박 운영자들의 실효성 있는 적발시스템 부재’ 등을 들고 있다. 선량한 국민들이 더 이상 범죄자가 되지 않게 하려면 관계기관 합동으로 불법 도박시장 근절을 위한 더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