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일 기자회견장에서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는 옥시레킷벤키저 아타 샤프달 대표.
야권 “배상규모·대상·진정성 기대 못미쳐”
국정조사 앞두고 책임 회피 물타기 의혹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가 최근 발표한 최종배상안에 대한 논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피해자와 가족들이 “대상을 한정한 배상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옥시의 최종배상안과 사과 광고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의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2일 국회 현안 브리핑에서 “사건의 주범인 옥시가 최종배상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배상 규모와 대상도 기대에 못 미쳤다”고 비판했다. 이어 “진정성 있는 사과는 커녕 대화를 요구하는 유족들을 한 번도 제대로 만나지 않았다”면서 이번에 발표한 최종배상안을 ‘셀프 배상안’이라고 꼬집었다.
국정조사 특별위원을 맡고 있는 국민의당 송기석·김삼화 의원도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옥시는 위법행위에 따른 법적 책임을 인정한다는 ‘배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며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옥시가 책임을 진정으로 인정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국회 가습기 살균제 특위가 영국 본사 방문을 앞두는 등 한창 조사를 벌이고 있는 시점에 발표를 한 것도 문제”라며 “자체적인 진상규명과 피해자들과의 대화, 특위 조사에 성실히 임하는 것이 상식이다”고 말했다.
송기석·김삼화 의원도 “가해자와 피해자 간 협의로 법적 책임을 피해가려는 모습과 많은 보상액을 산정했다고 홍보하는 것은 자숙하는 태도라기보다는 ‘꼬리 자르기식’ 대응에 불과하다”며 “옥시의 이번 배상안 발표는 국정조사를 피해가려는 꼼수다”고 말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