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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한국서 사실상 퇴출

입력 | 2016-08-03 05:45:00


32개 차종 약 8만3000대 인증 취소
과징금 178억원…집단 소송 본격화


배출가스 서류조작 및 불법 인증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폭스바겐코리아가 결국 국내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2일 폭스바겐(아우디 포함)에 대해 32개 차종, 80개 모델의 약 8만3000대에 대해 인증을 취소하고 판매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인증이 취소된 차량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린 티구안 2.0 TDI BMT, 골프 2.0 TDI BMT, 아우디 A535 TDI와 A6 35TDI 등으로 2009년부터 지난달 25일까지 판매된 차량이다.

위조내역은 배출가스 시험성적서 위조가 24종, 소음 시험성적서 위조 9종, 배출가스 및 소음 성적서 중복 위조 1종이다. 엔진별로는 경유차의 경우 18개 차종으로 유로6 적용차 16개, 유로5 적용차 2개를 포함해 총 29개 모델이다. 휘발유차는 14개 차종의 51개 모델이 인증 취소됐다. 이미 지난해 11월 배기가스 장치조작으로 인증 취소를 받은 12만6000대를 합하면 모두 20만9000 대에 이른다. 이는 2007년 이후 10년 동안 국내에서 판매된 폭스바겐코리아 차량 30만7000대의 약 68%에 해당한다. 3분의2에 해당하는 차량이 인증 취소 처분을 받은 만큼 사실상 폭스바겐코리아는 국내에서의 영업이 마비될 위기를 맞게 됐다.

과징금은 당초 예상보다 적은 178억원이 부과됐다. 환경부는 28일 개정된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인증기준을 어긴 자동차 제작사에 부과하는 1개 차종당 과징금 상한액을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인상했다. 하지만 해당 차량은 28일 이전에 판매된 것이어서 상향된 과징금이 아닌 기존 상한액을 적용받았다.

환경부의 과징금과는 별도로 소비자들의 집단소송이 본격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환경부 발표 이후 인터넷 동호회에서는 피해 보상을 위해 소송을 준비하자는 의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동호인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라는 것인가”라며 폭스바겐코리아는 물론 인증심사를 통과시킨 환경부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벌이자는 움직임까지 시작됐다.

환경부는 이날 피해 소비자들에 대한 보상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이미 판매돼 운행되고 있는 8만3000대를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결함확인검사 차종에 포함시켜 부품 결함이 있는지 확인해 나갈 계획이다. 결함이 발견되면 리콜 명령이 추가로 내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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