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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승부조작-폭행논란으로 얼룩진 NC의 정의·명예·존중

입력 | 2016-08-03 05:30:00

NC 이민호. 스포츠동아DB


NC가 KBO리그 제9구단으로 창단할 때 표방한 핵심가치는 ‘명예·정의·존중’이었다. 프런트는 현장을, 현장은 프런트를 존중하고, 그라운드 위에서는 스포츠맨십을 발휘해 깨끗한 야구를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NC 이태일 사장도 ‘리더십(leadership)’이 아닌 ‘리그십(leagueship)’을 강조하며 KBO리그에 도움이 되는 팀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늘 밝혀왔다.

그러나 2016년 공든 탑이 무너지고 있다. 아직 제대로 세워지지도 않은 ‘모래성’이기에 더더욱 조심해야 했지만, 승부조작과 폭행논란 등 불미스러운 일이 연이어 터지며 스스로 세운 가치를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

7월 20일 창원지방검찰청은 이태양이 4차례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태양에 이어 의심을 받고 있는 이재학도 조만간 경기북부경찰청에 소환될 예정이다. 이재학은 이태양과 달리 승부조작 가담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불미스러운 일에 이름이 거론되는 것 자체만으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기 충분했다.

이뿐만 아니다. 2일에는 한 여성이 NC 이민호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개인 SNS에 글과 사진을 게재해 논란이 일었다. 이민호의 아내라고 주장하는 여성은 ‘남편의 바람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크게 입었고 아이 때문에 산다’는 글을 남겼다. 물론 이는 사실 여부를 떠나 ‘사생활’에 속한다. 이유를 불문하고 폭행은 범죄지만, 부부싸움 혹은 가정사라고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NC는 승부조작으로 인해 팀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다. 승부조작은 개인뿐만 아니라 동료, 팀, 팬들을 기만하는 행위다. 나아가 프로야구 존속을 위협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NC가 주창했던 정의·명예·존중이라는 핵심가치에 씻기 힘든 얼룩을 남겼다. NC 유니폼을 입은 선수로서 어느 때보다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조심스럽고, 팬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야구에만 전념해도 모자란 상황에서 이민호는 경솔하게 행동했다. 이는 선수들이 현 상황의 심각성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로 확대해석이 가능하다.

원래 신뢰는 쌓는 것보다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 게 더 어려운 법이다. 실망했을 팬들에게 사죄하기 위한 첫 걸음은 KBO도, 구단도 아닌 선수들의 처절한 자기반성인데 이 과정이 이뤄지고 있는지 의심된다.

마산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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