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마친뒤 첫 국무회의 주재 “가슴시릴 만큼 아프게 부모 잃어” 안보위협 강조하며 사드 호소 “김영란법 경제 부정적 영향 최소화” 국회엔 “추경 붙잡고 있지 말라” 우병우 거취-개각은 언급 안해
朴대통령 바라보는 우병우 수석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거취 논란이 일고 있는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오른쪽)도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반면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나 개각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안보와 경제를 중심으로 하반기 국정을 운영하면서 우 수석 관련 의혹 등으로 혼란스러운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사드 배치로 지역 주민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위험이 있었다면 나는 결코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치권도 북한이 원하는 우리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막는 데 지혜와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여름휴가 이후 박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발언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최근 헌법재판소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합헌 결정에 대해선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과도기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오랜 부패 관행을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확인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정부에 주어진 중요한 책무”라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하지만 정부는 식사·선물 상한액 기준액을 상향 조정하자는 정치권 일각의 제안에 부정적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입법 예고까지 끝난 시행령을 고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법에 문제가 있다면 국회가 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구조조정의 충격을 맨몸으로 견뎌내야 하는 근로자들과 타들어 가는 지역 경제의 고통을 내 몸, 내 일같이 여겨 달라”며 국회에 추경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양성평등 정책도 강조했다.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이번 주에 재택근무, 스마트 워크가 잘 실행되는 곳을 찾아가 현장을 점검할 계획”이라며 “일·가정 양립 문화를 지속적으로 확산해 나가는 것과 함께 공직사회가 ‘유리천장 깨뜨리기’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광복절 특별사면과 관련해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청와대와 정치권에서는 특사 대상에서 정치인은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각 정당과 특사 관련 협의나 대상자 추천을 요청하지 않는 등 정치인 사면 움직임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다만 재계 인사는 일부 사면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