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1→ 해외 못 나간다면 기분이라도…
자기집에 여행객 초대해 즐기고 남녀 즉석만남 펜션 이용도 늘어

해외여행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머물면서도 해외로 떠나는 기분을 내려는 실속파 젊은층이 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수가 늘면서 국내에서도 외국 문화를 접하기 쉬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1300만여 명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게스트하우스에는 과거 거의 없었던 한국인 방문객이 몇 년 사이 열 명 중 한두 명꼴로 부쩍 늘었다. 1만∼3만 원대로 저렴한 가격에 휴식도 취하면서 외국인 여행객을 만나려는 일명 ‘도미토리(Dormitory) 여행족’이 생겨난 결과다.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서도 공항을 찾는 ‘공항여행족’도 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정모 씨(24·여) 커플의 단골 데이트 코스다. 정 씨는 “공항에 가면 여행을 떠나는 듯한 설렘을 느낄 수 있어 가끔 공항을 찾아 영화를 보거나 인라인 스케이트장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주요 관광지에서는 남녀가 현장에서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해 주는 숙박업소도 늘고 있다. 젊은층이 주로 찾는 펜션과 게스트하우스 등에서 숙박객 간의 단체 미팅 자리를 마련하는 것. 최근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의 한 펜션에 놀러 갔다가 이런 자리에 참석한 적이 있다는 직장인 김모 씨(30)는 “펜션에서 단체로 남녀 미팅 같은 걸 했는데, 친구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서 회사 동료들끼리 한 달 뒤 다시 그 펜션에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구특교 인턴기자 서강대 중국문화학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