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전사자 부모 비하, 동의안해” 대선패배 감수하자는 주장도 나와
2008년 대선 후보였던 베트남전 참전용사 존 매케인 상원의원(80·애리조나·사진)은 1일 공식성명을 내고 “트럼프는 최근 며칠간 미군 전사자 부모를 헐뜯는 발언을 했다. 그의 발언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질타했다.
매케인 의원은 지난해 트럼프가 “전쟁 포로가 왜 전쟁 영웅이냐”며 자신을 조롱할 때도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 5월 트럼프의 경선 승리가 사실상 확정되자 “트럼프는 유능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며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CNN은 “그랬던 그가 트럼프 비난 대열에 처음 가세한 것은 ‘공화당의 핵심 가치와 배치되는 후보의 패배를 감수해야 할지 모른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고 풀이했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46)은 “미 의회의 첫 번째 의무는 헌법을 준수하고 수호하는 것”이라며 헌법 소책자를 든 사진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트럼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핵심 참모인 샐리 브래드쇼도 1일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혐오스러운 발언을 보며 그의 무원칙과 공화당 정신 결여를 확인하고 탈당을 결심했다”며 “당보다 나라를 생각해야 할 때다. 트럼프 대신 클린턴을 찍겠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 상이군인회(DAV)’ 연례행사에 참석해 “그 누구도 ‘골드스타 패밀리’(미군 전사자 가족모임)만큼 우리의 자유와 안보를 위해 이바지한 사람은 없다. 이들 앞에서 겸손해져야 한다”며 트럼프를 비판했다.
뉴욕=부형권 bookum90@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