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박찬호, 한화 김태균. 사진제공|KIA 타이거즈·스포츠동아DB
KIA 박찬호는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영웅이 됐다. 9-9 동점이던 9회말 2사만루서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그는 경기 후 2차례나 울먹거려 팬들의 감수성을 자극했다. 경기 직후 눈시울을 붉히더니 수훈선수 인터뷰 때 부모님 얘기를 하다 또 한번 눈물샘이 터졌다. 박찬호는 “야구를 하면서 끝내기를 처음 해봤다”면서 “9회말 공격에 들어가면서 계산을 해봤더니 2사 만루여야 내 타석이 오더라. ‘설마 오겠어?’ 라는 생각을 했는데 기회가 왔고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야구에서 가장 짜릿한 장면으로 꼽히는 끝내기. 메이저리그에서는 ‘떠나감’, ‘이별’의 의미로 ‘워크오프(walk-off)’로 표현한다. ‘끝내기 안타’는 ‘워크오프 히트(walk-off hit), ‘끝내기 홈런’은 ‘워크오프 홈런(walk-off homerun)’이라고 일컫는다.
● 프로야구 35년째 통산 971개의 끝내기안타
KBO리그는 시작부터 끝내기안타로 역사를 열어젖혔다. 1982년 3월27일, MBC 청룡의 이종도가 삼성전에서 7-7로 맞선 연장 10회말 끝내기 만루홈런을 날리면서 프로야구 출범을 힘차게 알렸다. 올 시즌은 그로부터 35년째. 2일 박찬호는 역대 971호 끝내기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까지 34년간 총 946개의 끝내기안타가 나왔고, 올 시즌 25개가 추가됐다. 그러고 보면 한 시즌에 팬들이 감상할 수 있는 끝내기안타는 평균적으로 대략 27개 안팎으로 보면 된다. 올 시즌은 아직 2개월 이상 남았다는 점에서, 현재까지 끝내기안타가 다소 많이 생산되고 있는 시즌이라고 볼 수 있다.
끝내기 안타를 친 구단의 기쁨에 비례해, 끝내기 안타를 맞은 구단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올 시즌 끝내기 안타로 각 구단은 얼마나 웃고 울었을까. 가장 재미를 본 팀은 kt와 넥센으로 3승1패를 기록해 승패마진 +2를 올렸다. 이어 롯데(4승3패)와 두산(2승1패), NC(1승0패)가 +1을 취득했다. SK는 3승3패로 본전치기를 했다. 그러나 2일 끝내기 승부에서 희비가 엇갈린 KIA(3승4패)와 한화(2승3패)는 나란히 승패마진 -1을 기록했고, LG는 3승5패로 2개의 적자를 봤다. 2년 전만 해도 7회까지 리드시 144연승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던 삼성은 올 시즌 끝내기에서도 1승4패를 기록해 가장 성적이 저조하다. 불펜 약화를 한 순간에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 2016시즌 끝내기 안타 승패
▲kt=3승1패(+2)
▲넥센=3승1패(+2)
▲롯데=4승3패(+1)
▲두산=2승1패(+1)
▲NC=1승0패(+1)
▲SK=3승3패(±0)
▲KIA=3승4패(-1)
▲한화=2승3패(-1)
▲LG=3승5패(-2)
▲삼성=1승4패(-3)
● 끝내기안타의 사나이는?
◆ 개인통산 최다 끝내기 안타(★=현역선수)
▲1위(11개)=★김태균(한화) ★정근우(한화)
▲3위(10개)=김한수(은퇴) 이호성(은퇴)
▲5위(9개)=송지만(은퇴)
▲6위(8개)=이도형(은퇴)
▲7위(7개)=김동수(은퇴) 김동주(은퇴) 김재박(은퇴) ★박한이(삼성) 신경식(은퇴) 심정수(은퇴) 이순철(은퇴)
● 끝내기 홈런의 사나이는?
끝내기 안타도 짜릿한데, 끝내기 홈런은 말할 것도 없다. 역대 971개의 끝내기 안타 중 끝내기 홈런은 총 267개가 나왔다. 27.5%의 비율이다. 지난해까지 263개였는데, 올 시즌엔 롯데 문규현이 혼자 2개를 추가하는 등 4개가 터졌다.
그리고 박경완 송지만 이종범 이호성 장종훈이 4개 그룹에 포함돼 있다. 이들 중 현역 선수는 한화 김태균과 삼성 이승엽 2명으로, 이들이 이도형의 기록을 넘어서게 될지 지켜볼 만하다.
◆ 개인통산 최다 끝내기 홈런(★=현역선수)
▲1위(6개)=이도형(은퇴)
▲2위(5개)=★김태균(한화) 마해영(은퇴) 심정수(은퇴) ★이승엽(삼성)
광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