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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중소형 보험사 인수전

입력 | 2016-08-04 03:00:00

생명보험업계 새판짜기 시동




저금리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생명보험업계의 ‘새판 짜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 인수를 추진하는 데 이어 ING생명, KDB생명 등의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보험사 인수를 노리는 중국계 보험사들의 입질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PCA생명의 매각 주간사회사인 골드만삭스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생명은 이날 “인수를 추진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공시했다.

PCA생명은 1999년 영국 프루덴셜그룹이 영풍생명을 인수해 설립했으며 총 자산 기준 19위(5월 말 현재)의 중소형 보험사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PCA생명의 매각을 위해 주요 투자자에게 투자안내서를 발송하고 인수의향서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PCA생명의 매각 가격을 2500억∼3000억 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5월 말 현재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의 총자산은 각각 27조3150억 원과 5조2700억 원이다.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 인수에 성공한다면 ING생명(30조4866억 원)을 제치고 생보업계 5위로 올라서게 된다.

ING생명에 대한 본입찰도 이달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ING생명에 관심을 보이는 업체는 중국계 푸싱그룹과 타이핑생명, 홍콩계 사모펀드인 JD캐피털 등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ING생명의 매각 가격이 2조4000억∼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4년 4월과 9월 두 차례 매각 시도가 무산된 KDB생명도 이르면 9월 매각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생보사 매물이 쌓이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로 보험사의 경영 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명보험사 25곳의 운용자산이익률이 평균 4.0%로 2014년(5.9%)보다 1.9%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99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0년으로 예정된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적용도 보험사엔 부담이 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본금을 대폭 확충해야 하는 토종 보험사들이 인수전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틈을 타고 중국계 보험사들이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계 안방보험은 지난해 동양생명을 인수한 데 이어 올 4월 알리안츠생명까지 품에 안았다. ING생명 역시 중국 및 홍콩계의 3파전이 예상된다. 유력한 국내 후보였던 교보생명은 가격 경쟁력을 극복하지 못하고 중도 탈락했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계 보험사의 진출 등으로 실적 늘리기 경쟁이 심화될 수도 있다”며 “불완전 판매 등의 감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업계에서는 매물이 많아 ‘제값’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35억 원이라는 ‘헐값’에 팔렸으며 ING생명이나 KDB생명 역시 기대하는 매각 가격과 시장의 예상 사이에는 적잖은 차이가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