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2016 리우올림픽 D-2]
볼트는 지구에서 가장 빠르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m에서 9초58의 세계기록을 세웠다. 시속으로 환산하면 37.58km다. 60∼80m 구간의 순간 최고 속도는 45km에 달했다. 보통 사람들은 사이클을 타고도 내기 어려운 속도다.
지난해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이 종목 한국기록(10초16)을 달성한 김국영(25·광주광역시청)의 환산 시속은 35.43km. 볼트가 결승선을 통과할 때 김국영은 94.28m 지점을 달린다. 0.001초(약 1cm)에 희비가 엇갈리는 단거리 종목에서 5.72m의 거리는 ‘하늘과 땅’ 차이다. 개인 최고기록을 세울 때 볼트의 출발 반응속도는 0.146초로 김국영(0.130초)보다 느렸다. 하지만 볼트는 곧바로 선두에 나서더니 압도적인 스피드로 레이스를 마쳤다. 넓은 보폭(2.44m)과 폭발적인 파워 덕분이다. 볼트는 41걸음 만에 100m를 달린다. 이번 대회에서 그의 라이벌로 꼽히는 저스틴 개틀린(34·미국)은 45걸음이다.
바다를 누비는 해양경찰특공대의 체력검정 자유형 100m의 만점 기준은 1분 10초 이내다. 펠프스가 터치 패드를 찍을 때 71.19m를 지나는 셈이다.
펠프스의 어릴 때 별명은 ‘펠피시(Phel-fish)’였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에 따른 이기적(selfish) 행동에 대한 의미도 있었지만 물고기처럼 헤엄을 잘 친다는 뜻도 있었다. 펠프스가 물고기와 겨루면 어느 쪽이 이길까. 뱀장어(시속 4km)나 광어(시속 3.5km)보다는 확실히 빠르다. 하지만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이 조오련(작고)과의 경기 결과를 궁금해했던 바다거북과 붙으면 상대가 안 된다. 바다거북의 평균 유영 속도는 시속 20km, 순간 최고 속도는 30km가 넘는다. 보통 사람이 땅에서 100m를 달리는 것보다 빠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