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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취업 차별에 빈민층 전락 난민 2, 3세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입력 | 2016-08-04 03:00:00

[‘유럽의 화약고’ 중동 난민]IS, 분노의 젊은층 겨냥 복수 선동
한국거주 외국인 200만 시대… 다문화-탈북자 효율적 통합 절실




“시리아 난민은 터키 사회에 적응하려는 노력 자체를 하지 않는다.”

1일 터키 이스탄불의 한 공원에서 만난 직장인 하칸 타시데미 씨(24)는 280만 명의 터키 체류 시리아 난민에 대한 반감을 이렇게 토로했다. 대부분은 터키어를 배울 생각조차 하지 않고 배타적 집단거주지인 ‘작은 시리아’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터키인들은 난민들이 터키 사회에 흡수되지 않으면 난민 2, 3세들이 장차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급진 무장단체의 조종을 받는 ‘잠재적 테러리스트’가 될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식민지 시절 일자리를 찾아 유럽에 정착한 무슬림 이주민의 2, 3세들은 교육과 취업에 차별을 받으며 빈민층으로 전락해 사회 불안세력이 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프랑스 무슬림 청년의 실업률은 50%로 평균 실업률의 두 배”라고 보도했다. IS는 일자리를 얻지 못한 ‘분노한 무슬림 젊은이’에게 “무슬림을 탄압하는 유럽에 알라의 뜻으로 복수하라”고 선동해 자생적 테러리스트로 만들고 있다.

유럽에 적응하지 못한 무슬림 난민의 일탈은 외국인의 유입이 늘어나고 있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 국내 다문화 가정은 40여만 가구를 넘어서고 올가을이면 탈북자도 3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제외하고 6월 현재 국내에 머무르고 있는 외국인은 200만1828명에 이른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국내 이주민 증가와 함께 부적응 사례도 늘고 있다. 안산이주아동청소년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가정 자녀 10명 중 3명은 공교육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 일부는 학업을 아예 포기했고 일자리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마약, 사기·횡령, 살인, 폭력 등 범죄에 연루돼 수감된 탈북자도 증가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09년 48명이던 탈북자 수감자 수는 2011년 51명에서 2012년 68명, 2013년에는 86명으로 급증했다. 2014년 1∼7월에만 97명이나 수감됐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우리도 다문화 인구와 탈북자 등에 대한 사회통합 정책을 더 정교하고 효율적으로 가다듬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중국계와 말레이계, 인도계가 섞인 아시아의 대표적인 다문화 국가인 싱가포르는 여러 인종이 모여 살지만 별다른 갈등을 겪고 있지 않다. 싱가포르는 다문화 자국민을 외교 채널로 쓰고 고학력 이민자를 경제성장에 활용하는 등 실용적인 다문화 통합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스탄불=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이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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