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정상호.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
LG는 8월의 첫날, 되새기고 싶지 않은 기억을 떠안았다. 2일 잠실에서 두산과 맞붙었던 LG는 3회말 수비에서 포수의 홈 충돌 방지규정 위반으로 1-1 동점을 내준데 이어 패스트볼과 포수 송구실책으로 3회에만 8점을 허용하는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선발투수 데이비드 허프가 기록한 1이닝 8실점 무자책이라는 수치가 이를 대신 증명했다.
당시 마스크를 쓴 포수는 박재욱(21).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그는 25경기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LG 안방의 미래로 떠올랐다. 박재욱은 이날 왼쪽 눈에 다래끼가 난 채로 연신 땀을 흘렸지만, 결국 다음날 2군행 통보를 받았다. LG 양상문 감독은 3일 “박재욱이 그동안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 다시 준비할 시간이 필요한 만큼 고생했다는 말로 위로를 건넸다”며 어린 선수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박재욱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1군에 올라온 포수는 정상호(34)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4년 총액 32억원을 받고 FA(프리에이전트)로 LG 유니폼을 새로 입은 정상호를 향한 기대는 컸다. 주전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LG로선 정상호가 이를 해결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올 시즌 그의 성적은 아직 기대 이하다. 4일 현재 정상호가 올린 성적은 47경기 타율 0.180, 5타점, 0홈런. 허리 통증에 이은 타격 부진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일단 양 감독은 정상호의 2군 경기 내용이 좋았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2군에서 13경기 0.387, 2홈런으로 회복세를 보인 정상호. 이젠 1군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때다.
잠실 | 고봉준 기자 shu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