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당 세법개정안 현실화되면 유난히 비중 큰 법인세 의존도 심화 기형적인 재정구조 더 왜곡될 우려
최근 정부에 이어 야당이 세법개정안을 내놓으며 정책 경쟁이 뜨거워졌다. 하지만 정작 나라 살림의 핵심인 세금 문제의 중장기적 해법과 대계(大計)는 누구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은 세율 조정 등 근본적 개혁 방안은 담지 않은 채 일몰이 도래한 일부 비과세 감면을 연장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세법개정안에 대해서는 ‘상위 0.1%를 공격해 표를 얻겠다는 정치적 꼼수’라는 비판이 높다.
4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에서 소득세와 법인세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7%다. GDP 대비 소득세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조사대상 32개 회원국 중 30위로 평균(8.6%)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반면 법인세 비중은 6위로 회원국 평균(2.9%)보다 높고 독일(1.8%)과 비교하면 2배를 웃돈다. 조세 체계의 근본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고소득자 최고세율(38→41%)과 법인세 최고세율(22→25%)을 높이자는 더민주당의 세법개정안에 대해서는 재정구조 왜곡을 부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소득세의 경우 극소수 부자의 지갑을 터는 ‘징벌적 효과’는 있지만, 증가 세수가 연 6000억 원에 그쳐 국가 재정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고소득자 증세와 면세자 축소 방안을 동시에 논의해 나랏빚으로 복지 비용을 감당하는 현 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종=이상훈 january@donga.com·박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