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재훈. 스포츠동아DB
불펜 대들보를 잃은 두산이 결국 필승조 구분을 없앤 채 남은 시즌을 치른다.
4일 잠실 LG전을 앞둔 두산 덕아웃엔 비보가 날아들었다. 불펜의 핵심 정재훈(36)이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한다는 소식이었다. 3일 경기(잠실 LG전) 도중 타구에 오른쪽 팔뚝을 맞은 정재훈은 경기 직후 병원 검진에서 전완부 척골 골절 판정을 받았고, 결국 5일 수술대에 오른다.
두산으로선 시즌 개막 후 최대 위기다. 후반기 들어 침체된 분위기 속에 2위 NC에 턱밑까지 쫓긴 상황에서 정재훈이 빠지며 앞으로의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올 시즌 46경기에서 23홀드(1위) 2세이브 3.27로 팀의 허리를 받혔던 터라 그의 공백은 더욱 크다.
“본인이 제일 속상하지 않겠느냐”라며 어렵게 말문을 연 두산 김태형 감독은 “병원에선 6주 뒤부터 재활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는데, 본인은 10월부터라도 던지겠다고 열망을 드러내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 “김성배와 윤명준이 자기 몫을 해줘야 한다”며 정재훈의 공백을 메울 투수들의 분발을 요구했다.
이날 김 감독은 정재훈을 포함해 김강률과 진야곱을 모두 2군으로 내리는 결단을 내렸다. 대신 좌완 함덕주와 허준혁, 우완 강동연을 1군으로 불러들였다. 선발자원인 허준혁과 마무리 이현승을 제외하면 현재 두산 불펜진은 우완 윤명준과 강동연, 언더 김성배와 고봉재, 좌완 함덕주와 이현호로 나뉜다. 어느 정도 구색은 갖췄지만 향후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