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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번 선수들’이 쏘아올린 기적

입력 | 2016-08-05 05:30:00

두산 박건우-넥센 신재영-SK정의윤-LG 신승현(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두산 박건우(26), 넥센 신재영(27), SK 정의윤(30), LG 신승현(33).

나이도, 고향도, 학교도, 포지션도, 언뜻 그 어떤 공통점도 없을 것 같은 선수들이다. 그러나 이들을 묶는 한 가지 교집합이 있는데, 바로 백넘버 37번을 달고 뛴다는 것이다. 또 입단하자마자 바로 빛을 본 것이 아닌 대기만성 선수들이라는 접점도 갖는다. 특히 올 시즌 이들 37번 선수들의 기적은 더욱 도드라진다.

먼저 박건우는 올해부터 김현수(볼티모어)의 공백을 메워주는 두산의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했다. 3일까지 타율이 0.351에 달한다. 한화 이용규(0.359)에 이어 2위다. 6월16일 KIA전에서는 사이클링히트까지 기록했다. 7월30일 한화전부터 3일 LG전까지 3연속경기 멀티히트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여름에 접어들었는데도 지치지 않고 있다.

돌풍의 넥센이 선보인 올 시즌 최고 히트상품은 선발투수 신재영이다. 프로 5년차이지만 1군 데뷔조차 못했던 신재영은 올 시즌 일약 11승(3패)을 거뒀다. 신인왕 후보 중 압도적 1순위다. 116.1이닝을 던져 방어율 3.64를 기록 중인 신재영은 이제까지 15개의 볼넷밖에 내주지 않는 신기의 컨트롤로 야구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해 SK 이적 후 야구 인생의 반전을 이룬 외야수 정의윤은 이제 부동의 4번타자로 입지를 굳혔다. 풀타임으로 뛰는 올 시즌 3일까지 벌써 22홈런을 쏘아 올렸다. 타율도 0.334에 달하고, 129안타 81타점으로 팀 내 1위다. 프로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20홈런을 돌파하는 등 거의 모든 공격지표에서 몬스터 시즌을 보내고 있다.

끝으로 LG 불펜투수 신승현은 3일까지 40경기에 등판해 39.1이닝을 소화하며 9홀드를 기록했다. 방어율과 WHIP(이닝당출루허용) 등에 걸쳐서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한 뒤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해 데뷔 17년 만에 최초로 올스타에 선정되는 감격도 누렸다.

이들 37번 선수들은 연봉 대비 최고의 가성비를 발휘해 구단을 흐뭇하게 해준다. 팬들에게도 짧지 않은 시간의 고달픔을 딛고 잠재력을 터뜨려 작지 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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