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이 어제 “근로소득자 중 48%가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는 것은 굉장히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헌법에 납세의무가 있고, 소득이 있는 곳은 1원이라도 세금을 내는 것이 정상”이라고 말했다. 경제학 교수 출신인 최 의원은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경제 브레인’으로 지난 총선 때 더민주당 경제공약을 진두지휘했다. 당 정책위 부의장인 그가 당내 세법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면세자 축소를 주장했는데도 실제 개정안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은 더민주당 안이 지극히 ‘정치적’임을 의미한다.
더민주당 개정안의 핵심은 부자 증세다. 현재는 과세표준 1억5000만 원 소득에 최고세율 38%를 적용하는데 더민주당은 연봉 5억 원 이상 과세표준을 신설해 세율 41%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상위 0.1%를 공격해 표를 얻겠다는 의도로 ‘징벌적 효과’는 있지만 증가 세수는 연 6000억 원에 불과하다. 조세 전문가들이 공평과세의 원칙으로 한결같이 강조하는 ‘과세 기반 확대’와도 거꾸로 가는 방향이다. 내년 대선을 의식해 면세자 축소 원칙을 포기한 더민주당이 앞으로도 표를 겨냥한 포퓰리즘 경제정책을 쏟아낼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더민주당의 전신인 민주당은 2013년 8월 정부가 근로자 연말정산 방식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꿔 연봉 3450만 원 이상의 소득세 부담이 늘게 되자 “중산층 세금 폭탄”이라며 공격했다. ‘증세 논란’에 박근혜 대통령이 수정을 지시했고, 10월 재·보궐선거를 의식한 정부는 닷새 만에 ‘증세 기준선 연봉 5500만 원’을 발표했다. 2013년 32.5%이던 근로자 면세 비중이 이 바람에 2014년 48.1%로 치솟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10%포인트 높은 왜곡된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