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제1당과 제2당의 당 대표 선거인데 ‘악플보다 무섭다는 무플’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조사에서 새누리당 당 대표 후보 5명의 지지율을 합하면 36.2%에 불과하지만, ‘지지 후보가 없다’(42.0%)와 ‘잘 모르겠다’(21.6%)는 응답을 합하면 63.6%에 이른다. 더불어민주당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온라인에서 ‘전당대회’ 검색량 추이를 살펴보면, 직전 전당대회가 열렸던 시기에 비해 현저히 낮다. 새누리당은 2014년 7월에, 더불어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2015년 2월에 각각 전당대회가 있었다. 이번 8월에는 양 정당의 전당대회가 모두 열리지만, 이전의 각 당 전당대회의 검색량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당의 가장 큰 잔치인데 냉기마저 감돈다. 잔치라고 하면 하객들이 몰리고, 차린 음식도 많아야 하는데 하객 없는 썰렁함, 먹을 것 없는 빈약함으로 잔치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다. 오히려 죄지은 것처럼 사람들의 눈을 피해 숨어서 일을 치르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인상도 준다. 그렇지 않고서야 올림픽 시즌과 휴가철에 잔칫날을 택일하진 않았을 것이다.
온라인 연관어를 살펴보면, 상위권에 인물들만 나열된다. 쟁점과 이슈는 보이지 않는다. 변화의 비전도 없다. ‘혁신’이 20위권에 들어 있지만, 주된 내용은 ‘혁신보다는 계파에 치중하고 있다’는 부정적 문장이 눈에 띈다.
물론 선거이니 출마자들이 연관어로 많은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출마 후보들에 버금갈 정도로 출마하지 않는 인물들의 연관어 빈도가 높다. 선출직은 선거권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뽑혀야 정당성이 생기고, 권한도 인정받는다. 지금 분위기에서 당선되면 리더십을 온전히 발휘하기 어렵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