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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시선/김상훈]기로에 선 한류, 총력 지원 시급하다

입력 | 2016-08-05 03:00:00


김상훈 서울대 경영대 교수

한류는 이미 끝났다고, 아니면 조만간 끝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다. 한류의 지속 기간에 대한 외국인 대상 조사 결과는 처참하다. 4년을 못 넘길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는다. 하지만 K팝과 K드라마는 놀랄 만한 생명력을 이어 가고 있다. EXO의 인기를 방탄소년단이 이어 가고,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메가톤급 히트는 ‘태양의 후예’에서 재연되었다. 잘나가고 있는데도 끊임없이 한류의 위기가 거론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반(反)한류 정서도 문제지만 위기의 핵심은 한류가 아직 마니아층을 위한 하위 문화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한류 마니아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유행처럼 한류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지만, 유행은 흘러갈 뿐이고 그들은 또 다른 트렌드를 찾아 나설 것이다. 한류가 신속하게 주류 시장, 즉 메인스트림에 편입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자마다 정의가 다르긴 하지만 ‘한류 4.0’은 장르의 다양화와 한국적 라이프스타일의 인기로 대표되는 이른바 K컬처를 표방한다. 결국 한국의 총체적 문화를 하나의 국제적 양식으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2012년 적자를 무릅쓰고 미국에 진출한 K콘(K-CON)이 올해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10만 명이 넘는 팬들을 모았다는 사실은 대중문화의 중심인 미국에 K콘텐츠의 이식이 가능하다는 증거다. 하지만 주류 문화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10배 이상 늘어나야 한다.

K컬처가 신속하게 메인스트림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K컬처의 정통성을 살리되 글로벌 어필을 가진 아이템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기획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작가, 화가, 셰프와 같이 제품 수명이 긴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필수다.

둘째, 온·오프라인 채널의 혼합을 통해 K컬처를 신속하게 전파해야 한다. 지금까지 해외의 주류 문화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K콘텐츠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고 그것이 온라인 소셜미디어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한 사건이었음을 잊지 말자. 마지막으로 정부는 이제 자본 형성이 어려운 K컬처의 영역을 후원하고 언어, 정치외교, 무역 등의 다양한 확산 장벽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해 주었으면 한다.

김상훈 서울대 경영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