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사망자 포함, 총 24명의 사상자를 낸 부산 해운대 교통사고 운전자가 ‘뇌전증’으로 인해 사고를 낸 것이 아니라 접촉사고 후 ‘뺑소니’에 따른 것이라는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가 나왔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4일 “운전자 김모 씨(53)가 사고 전 의식이 있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씨는 뇌전증 질환을 앓아 사고 당시 의식이 없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가 몰던 승용차는 7중 추돌사고 지점 약 600m 앞에서 1차 접촉사고를 낸 후 차선을 바꾸는 등 고속 질주 했다. 이러한 영상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폐쇄회로(CC) TV 영상을 확보한 경찰은 1차 접촉사고 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김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한뇌전증학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고 운전자의 경우 당뇨, 고혈압 등 여러 가지 지병이 있어 교통사고의 원인이 불분명하다”면서 “당뇨약에 의한 저혈당 증상도 의식 소실과 이상행동, 뇌파의 이상을 불러올 수 있어 사실상 뇌전증 발작과 구별하기 어렵고, 순간적으로 혈압이 올라가는 ‘고혈압성뇌증’도 기억장애, 정신혼란, 졸음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씨처럼 고속주행을 하는 형태는 뇌전증 발작보다는 졸음운전에 가까워 보인다는 뇌전증 전문가라고 밝힌 누리꾼의 소셜미디어 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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