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안남도 평성과 순천 일대에서 남한의 지상파 TV 방송 신호가 잡히면서 일부 특권층이 한국 TV 방송을 실시간으로 은밀하게 시청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5일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중국으로 여행 온 평안남도 출신 여성 A 씨는 “한국에서 송출하는 TV지상파 신호가 평성 순천 일대에도 잡히고 있다”면서 “그래서 몰래 한국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한국의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간부들이며 이 사실을 외부에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한국 드라마와 가요 등의 유포를 엄격히 차단하는 상황에서 실시간으로 한국 TV 방송을 시청한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혹독한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RFA는 소식통을 인용, 현재 북한 내에서 한국의 TV 방송 시청이 가능한 지역은 평양 일대, 황해남북도와 함경남북도 등지의 평야와 해안 도시들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높은 산악이 가로 막히지 않은 벌방 지대와 바닷가 해안선을 따라 한국 TV 신호가 잘 잡힌다”면서 “특히 흐린 날에 더 선명하게 나온다”고 덧붙였다.
남한의 일부 탈북자도 북한에 있을 때 한국 TV 방송을 시청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고 RFA는 덧붙였다.
다만 해당 지역 내 모든 북한 주민이 한국의 TV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북한은 PAL방식이고 한국은 NTSC 방식이기 때문에 NTSC 방식의 신호를 수신할 수 있는 TV가 있어야 한국 방송을 볼 수 있다는 것.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