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중반 스피드업’ 승부수 예선부터 쑨양 격돌… 총력전 불가피, 체력저하 극복 위해 잠영 맹훈련
예선부터 쉬어 갈 여유가 없다. 박태환은 중국의 쑨양(25), 미국의 코너 예이거(25)와 함께 400m 예선에서 같은 조로 편성됐다. 400m는 준결선 없이 예선 뒤 바로 결선을 치른다. 예선 한 번의 기록으로 결선 진출자를 가리기 때문에 이 둘에게 뒤질 경우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
박태환의 올 시즌 자유형 400m 최고 기록은 4월 동아수영대회에서 세운 3분44초26이다. 기록상으로 세계 6위다. 쑨양은 호주의 맥 호턴(20·3분41초65)에 이어 올 시즌 2위 기록(3분43초55)을 갖고 있다. 예이거도 3분43초79로 올 시즌 3위 기록을 세웠다. 호턴과 제임스 가이(21·영국·3분43초84), 가브리엘레 데티(22·이탈리아·3분43초97)를 예선에서 피했지만 올 시즌 8위 기록(3분44초89)을 갖고 있는 독일의 플로리안 보겔(34)은 같은 조에 있다.
결선에서 초반에 뒤지지 않는다면 메달 색깔은 200∼300m 구간에서의 경기 운영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초반 스타트와 마지막 스퍼트가 강한 박태환은 유난히 이 구간에서 약했다. 특히 250m 구간에서 턴을 하고 앞으로 치고 나가는 순간, 속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약점이 있다. 박태환은 동아수영대회에서 200∼300m에서 57초대를 기록했다. 호턴은 올 시즌 같은 구간에서 55초88을 기록했다. 그동안 박태환은 250m 턴 상황에서 8번 이상의 돌핀킥으로 잠영 거리를 늘리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동아수영대회 이후 골반 강화 트레이닝을 강도 높게 소화한 것도 200∼300m 구간의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초반 힘을 쓸 경우 이 지점에서 체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태환은 “예선과 결선을 오전, 오후 훈련을 한다는 생각으로 뛰겠다”라며 “중후반부 레이스에서 처지지 않는다는 생각만 갖고 경기를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