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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오락가락”…주종목 400m 실패 박태환, 자존심 회복할까

입력 | 2016-08-07 17:07:00



“마음이 오락가락합니다.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수영 경기가 열린 첫날(7일) 자신의 주 종목인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저조한 기록으로 결선 진출에 실패한 박태환(27)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당황한 표정이었다. 3종목을 더 남겨 놓고 있는 박태환은 충격을 빨리 털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날 박태환은 400m 예선에서 초반 50m까지 앞서나가며 기선을 제압하고 중반부까지는 라이벌 중국의 쑨양과 대등하게 레이스를 운영한 뒤 막판 스퍼트를 노리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쑨양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펠릭스 아우보에크(오스트리아), 코너 예이거(미국), 리안 코크레인(캐나다) 등이 50~100m 구간부터 속도를 내며 박태환을 앞질러 선두권으로 치고 나올 것을 예상하지 못한 전략이었다.

결국 뒤처지면 안 된다는 부담감 때문에 250m 지점까지 다소 무리해서 이들을 추격했고 막판 스퍼트에 필요한 체력이 급격히 소진돼 버렸다. 결국 전체 10위로 처져 8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나서지 못했다.

박태환은 “예선에서 최선을 다하려했다. 2년 전 인천 아시아경기에 나선 뒤 오랜 기간 큰 경기를 못 뛰었는데 경기 전체 흐름을 못 보고 긴장한 것 같다. (과거 대회를) 기억하려고 했는데 감이 잘 안 왔다”고 아쉬워했다.

박태환은 남은 자유형 200m, 100m, 1500m에서도 여전히 연습량 부족이라는 부담을 안고 나설 수밖에 없다. 세계기록과는 차이가 있는 자유형 100m, 1500m보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자유형 200m에 힘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그러나 자유형 200m에서의 경쟁은 자유형 400m보다 더 치열하다. 예선 참가자 48명 중에는 박태환의 시즌 최고 기록(1분46초31)보다 기록이 좋은 선수가 12명이나 있다. 올 시즌 1위 기록(1분45초14) 보유자인 영국의 제임스 가이를 비롯해 쑨양(1분45초20), 이날 자유형 400m 결승에서 4위를 차지한 코너 드와이어(미국·1분45초67) 등 쟁쟁한 강자들이 버티고 있다. 게다가 리우 올림픽 남자 개인혼영 400m에서 일본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하기노 고스케(일본·1분45초50)까지 가세한다.

자유형 200m에서는 첫 50m 구간을 24초대 후반, 100m를 51초대로 마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야 150m 이후 막판 스퍼트를 통해 메달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태환은 “스퍼트를 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만들어놔야 한다. 긴장하지 않고 마음을 다스리면서 잘하고 싶다”며 다시 각오를 다졌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