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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혼잡… 주인님, 출근 서두르세요”

입력 | 2016-08-08 03:00:00

LH, 내년부터 스마트홈 서비스
홈 네트워크-통신사 플랫폼 연동… 교통상황-날씨자료 분석후 조언
외출후엔 앱 통해 가전기기 제어
‘K스마트시티’ 수출도 잰걸음




《 “폭우로 길이 막힙니다. 30분 일찍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시는 게 좋습니다.” “외출 중이시죠? 미세먼지 수치가 높으니 공기청정기 가동을 추천드립니다.” 똑똑한 비서의 조언이 아니다. 첨단 정보기술(IT)과 건축기술로 만들어질 ‘스마트홈’이 알려주는 정보다. 먼 외국의 얘기도 아니다. 스마트홈 사업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내년에 입주할 아파트부터 제공할 서비스 청사진이다. 》
 

LH는 교통 상황이나 날씨 등과 관련한 자료를 분석한 뒤 아파트 입주민에게 필요한 서비스 정보를 자체적으로 만들고 실행하는 지능형 스마트홈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또 전력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이 같은 첨단 시스템 구축 기술을 무기로 삼아 한국형 신도시를 수출하는 ‘K(한국형)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LH는 2007년부터 분양주택에 가스, 조명, 난방 등을 통합 관리하는 홈 네트워크를 도입해 택배 도착 알림, 조명 온·오프, 에너지 사용량 조회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특히 임대주택의 경우 수도, 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을 조회해 홀몸노인의 위급 상황이 우려되면 경보를 울리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LH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존 홈 네트워크와 통신사의 스마트홈 플랫폼을 연동시킬 계획이다. 홈 네트워크와 통신사의 플랫폼이 연동되면 입주민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조명, 난방은 물론이고 무선 센서가 내장된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의 가전기기도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예컨대 미세먼지 경보 발령 시 집에 들어가기 전에 공기청정기를 가동하거나, 폭염이 한창일 때 미리 에어컨을 가동시킬 수 있다. 빅 데이터를 활용해 스마트홈이 먼저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해 줄 수도 있다. 교통정보를 분석해 스마트폰 알람 시간을 당기거나, 외출한 입주민에게 동파 방지를 위한 보일러 가동을 추천하는 식이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조 원을 돌파했으며 2019년까지 21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H는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 6월에는 LG전자와 업무협약을 맺고 LH 아파트에 LG전자의 태양광, 전력저장장치(ESS) 등의 통합 에너지 솔루션을 적용한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 기본 모델을 만들기로 했다. ESS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시설이 만든 전력을 받아 저장해 뒀다가 전력이 부족할 때 사용하는 일종의 ‘전력 저장고’다. LH 관계자는 “아파트 내 기존 비상발전기를 대체하는 ESS가 설치되면 공사비를 줄일 수 있고, 입주자의 전기요금 부담도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LH는 현재 건설 중인 평창 겨울올림픽 선수촌과 미디어촌에 지능형 스마트홈 등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곳을 이용할 해외 선수단과 미디어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홍보하고 신도시 수출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신도시 수출은 수주금액 규모가 크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는 분야다.

박상우 LH 사장은 “K스마트시티 사업은 LH의 미래생존 전략”이라며 “철저한 준비를 통해 스마트시티 수출시장을 발 빠르게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