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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사드논란 ‘위험수위’ 인식… 中과 야당에 이례적 공개경고

입력 | 2016-08-08 03:00:00

“中 사드비판은 본말전도” 반격
中매체 보도에 대응 삼가던 청와대… 朴대통령까지 겨냥하자 정면 반박
협치 고려 비난 자제하던 野에도 “내부분열 부추길 것” 작심 비판




청와대가 7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를 놓고 중국과 야당에 대해 이례적으로 ‘공개 경고장’을 꺼내 든 것은 사드 논란이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상황이 더 악화되면 중국과의 관계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내부적으로는 국론 분열이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청와대 내부의 우려가 반영됐다.

청와대는 그동안 중국 매체들의 사드 배치 관련 비판에 대해 “중국 매체의 보도에 청와대가 반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언급을 피해 왔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의 견해를 그대로 반영하는 런민(人民)일보가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비판하는 사설까지 싣는 것은 언론 보도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으로 판단했다. 우리 정부에 미국과 중국을 놓고 양자택일을 하라는 식의 ‘굴욕’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우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사드 배치를 결정하게 된 근본 원인은 점증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라며 “중국 측은 우리의 순수한 방어적인 조치를 문제 삼기 이전에 네 차례의 핵실험과 올해 10여 차례 탄도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깨고 있는 북한에 대해 보다 강력한 문제 제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이 사드 배치의 한 원인이며, 중국도 이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다만 중국에 대해 박 대통령이 직접 발언을 하는 대신에 ‘청와대 입장’으로 수위를 낮춘 것은 향후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6명의 중국 방문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우리가 분열하고 사회 혼란이 가중된다면 바로 북한이 원하는 장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사드 배치에 따른 남남(南南) 갈등에 대해 여러 차례 우려했다. 그럼에도 여소야대 체제에서 야당과의 협치 필요성을 고려해 야당에 대한 직접 비판은 피해 왔다.

하지만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 일부 야권 인사가 중국 매체에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글을 실은 데 이어 야당 의원들이 중국 방문을 강행하려 하자 ‘작심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김 수석은 “위중한 안보 이슈와 관련해서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의 역할”이라며 “정상적인 국가라면 안보 문제와 관련해 이웃 국가의 눈치를 보는 것이 국민의 위중한 안보 이해를 앞설 수는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민생 현안이 산적한 이때 (청와대가) 야당 의원들의 외교 문제까지 개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한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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