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시장 다각화-웹콘텐츠 활성화 통해 對中 의존도 줄여야

입력 | 2016-08-08 03:00:00

‘中 사드 보복’ 직면한 한류의 활로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반발한 중국의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규제설이 일면서 한류산업 시장에 ‘위기론’이 감돌고 있다. 업계는 섣부른 예단을 경계하면서도 △해외시장 다각화 △국경과 상관없는 웹 콘텐츠 등 새로운 유통경로 개발 △완벽한 현지화(localization) 전략 등을 통해 안정적 한류 산업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 한류, 현지화 전략으로 대응해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콘텐츠산업의 중국(홍콩 포함) 수출액은 2014년 기준 약 13억4123만 달러(약 1조4481억 원)로 전체 수출액 중 26.2%를 차지했다. 지역·국가별로는 일본(약 15억9747만 달러) 다음으로 높다. 한류 엔터테인먼트산업 대표주자인 SM과 YG, JYP의 경우 중국 매출 비중이 각각 35%와 20%, 20%를 차지하고 있다.

한류 문화상품 시장의 다양한 경로 마련이 시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인 ‘비키’의 소성민 이사는 “중국에서 한류의 독점적 지위는 언제라도 위협받을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유럽과 아랍 지역을 중심으로 지원 투자 계획을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는 움직임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SM은 2011년 태국 최대 미디어 그룹인 ‘트루 비전스 그룹’과 현지 합작법인 ‘SM 트루’를 세우는 등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영화 투자배급사 CJ E&M은 베트남과 태국,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큰 성과를 거뒀고, 터키와 미국 진출도 준비 중이다. YG와 JYP 역시 미주 지역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대형업체와 손잡고 완벽한 현지화를 통해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영화 배급투자사 쇼박스는 올해 하반기 중국에서 한중 합작영화 ‘뷰티풀 액시던트(美好的意外·미호적의외)’를 개봉할 예정이다. 쇼박스 관계자는 “중국 화이브러더스미디어 주식유한공사와 손잡고 만든 작품이라 한류 제재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배급투자사 NEW 역시 중국 화처미디어그룹과 현지 회사를 차렸기 때문에 영화 제작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 신산업 유통구조 활성화와 정부의 위기대응전략 마련도 중요


이참에 기존 콘텐츠 수출입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유형의 문화콘텐츠 유통 경로를 개발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와 같은 인터넷을 통한 방송시청(OTT) 서비스와 ‘웹드라마’ ‘웹툰’ 등 웹 콘텐츠 서비스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드라마 PD는 “전통적인 TV 드라마나 음반 판매에서 벗어나 웹을 기반으로 한 시장을 구축하면 최근과 같은 사례가 벌어져도 치명적 타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한류 콘텐츠 위기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 콘텐츠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673억 달러(약 185조5524억 원). 4년 뒤인 2019년에는 2475억 달러(약 274조5022억 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기를 맞아 손놓고 있다간 급변하는 중국 시장에서 한류가 변방으로 밀려날 수 있다.

중국에서 드라마를 찍고 있는 한 제작사 대표는 “이명박(MB) 정권 당시 한일관계가 경색됐을 때 움츠러든 일본 내 한류가 지금도 전성기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한류를 정책 홍보에만 이용하려 하지 말고 한류 콘텐츠를 보호할 구체적 안전장치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양환 ray@donga.com·임희윤·이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