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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히토 일왕 퇴위 메시지 발표에…아베 총리 불편한 반응?

입력 | 2016-08-08 16:48:00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생전 퇴위 의향을 담은 대국민 메시지를 8일 오후 발표했다. 일왕의 생전 퇴위는 1817년 고카쿠(光格) 일왕 이후 약 200년 만이다.

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궁내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10여 분 가량의 동영상에서 “차츰 진행되는 신체의 쇠약을 생각할 때 지금까지처럼 몸과 마음을 다해 상징으로서의 책무를 수행하는 것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생전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는 “상징 천황의 책무가 늘 끊기는 일 없이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것만을 생각한다”고 말해 자신이 일왕으로서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되기 전에 퇴위하는 것이 좋다는 뜻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 내에서는 아키히토 일왕의 생전 퇴위를 포함한 왕위 계승 문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일본 왕실제도의 기본법인 ‘황실전범(典範)’에는 일왕의 양위를 규정한 절차가 없어 조기 퇴위를 하려면 관련 법 정비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천황이 국민을 향해 발언한 것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어떤 것이 가능한지 확실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20여초 만에 준비된 말만 한 뒤 곧바로 자리를 떠 속내가 불편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왕실전범 논의가 본격화되면 아베 총리의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를 노리는 개헌 논의는 제대로 진행되기가 어렵게 된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