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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野 “가정용 전기료, 누진단계 줄여 부담 낮춰야”

입력 | 2016-08-10 03:00:00

[전기요금 누진제 불만 폭증]
더민주 “누진배율 11배→2배로” 국민의당 “기업에 요금 더 걷어야”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도 ‘전기요금 폭탄’을 걱정하며 에어컨 사용을 어쩔 수 없이 자제하는 각 가정의 불만이 빗발치자 야권은 한목소리로 누진제 개편을 요구하고 나섰다. 산업·일반용에 비해 가정용에 상대적으로 높은 요금을 부과하는 현행 전기요금 체계를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개선책을 찾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정치권에서 누진제 개편을 가장 먼저 주장하고 나선 국민의당은 연일 이 문제를 거론하며 정부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전 세계에서 우리가 누진제가 가장 심하다”며 “누진단계를 조정하자는 국민의당 주장에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아직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김성식 정책위의장도 “누진 폭탄을 국민들에게 덮어씌워서는 안 된다”며 “국민도 공정한 요금체계를 바탕으로 쾌적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지난달 29일 현행 6단계인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에서 1·2단계를 통합해 1단계 요금을, 3·4단계를 통합해 3단계 요금을 각각 적용하는 식으로 모두 4단계로 줄여 가정용 전체 요금을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 대신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에 요금을 더 물려 한전의 손해를 보충하는 방식이다. 이태흥 당 정책실장은 “한전의 전기요금 약관을 수정하면 법 개정 없이도 즉각 시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누진제 개편에 맞장구를 쳤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산업용 전기요금과 가정용 전기요금의 불균형에 대해 국민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며 “손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이를 위해 누진배율을 제한하고 누진단계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현재 6단계인 누진단계를 3단계로 줄이고, 누진배율 역시 11.7배에서 2배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업계의 반발과 전기를 많이 쓰는 가정이 더 많은 혜택을 보는 부자 감세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누진제 완화의 모순, 전기요금 수익구조 등을 종합 고려하면 명쾌한 답을 찾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8일 정부 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누진제 개선 방안이 있는지 검토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길진균 leon@donga.com·홍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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