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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보우덴-KIA 양현종-헥터(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 |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한반도를 달군 폭염만큼이나 프로야구 순위싸움이 뜨겁다. 4위, 5위를 다투고 있는 SK와 KIA를 비롯해 그 뒤를 쫓고 있는 롯데, LG, 한화, 삼성까지 중하위권이 촘촘히 붙어있다. 상위권인 두산과 NC도 1위 자리를 두고 접전이다. 감독들은 살얼음 같은 순위싸움의 향방을 가를 요소로 ‘선발야구’를 꼽고 있다. 어차피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장기레이스에는 경기를 풀어가는 선발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KIA가 시즌 전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5강 싸움을 할 수 있었던 데는 확실한 원투펀치 양현종~헥터 노에시의 역할이 컸다. 양현종은 9일까지 22경기에서 6승9패·방어율 3.53을 기록 중이다. 승수보다는 패수가 많지만 이는 시즌 초반 승운이 유독 따르지 않은 까닭이다. 그는 올해 선발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등판하고 있고, 시즌이 뒤로 갈수록 호투하며 토종에이스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헥터 역시 22경기에서 11승3패·방어율 3.36으로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팀 상승세에 보탬이 되고 있다.
KIA뿐 아니다. 두산이 시즌 초부터 선두를 굳건히 할 수 있었던 비결도 강력한 선발진에 있었다.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구성된 4선발은 시즌 내내 흔들림이 없다. 비록 정재훈이 빠진 불펜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지만 등판하면 7회까지는 책임지는 선발이 있어 손쉽게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LG 역시 최근 선발진이 안정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반기 내내 들쑥날쑥하던 류제국-우규민이 후반기 호투를 이어가고 있고, 새로 영입한 데이비드 허프도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5선발 임찬규가 힘을 보태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