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압수수색 뒤 신격호 편법증여 극비 대책회의 檢 “그룹 수뇌-로펌 관계자 참석” 서미경 호화빌라 수사대상 될수도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11일 소환
검찰이 6월 10일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을 벌인 이후 롯데그룹 수뇌부가 신격호 총괄회장(94)의 일본롯데홀딩스 차명 지분 편법 증여 건과 관련해 극비리에 대책회의를 열었던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조재빈)는 검찰이 롯데그룹을 압수수색한 이후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6.2%의 편법 증여와 관련해 롯데그룹 정책본부 인사들과 대형 로펌 관계자들이 벌인 대책회의에서 말 맞추기나 증거 인멸 지시가 있었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 씨(56)가 소유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호화 빌라 롯데캐슬 벨베데레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 총괄회장이 롯데건설을 동원해 서 씨에게 헐값에 집을 지어줬다는 얘기가 흘러나와 변호인단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이 같은 ‘오너 리스크’를 그룹 내부의 아킬레스건으로 여기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서 씨와 딸 신유미 씨(33)를 지극히 사랑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을 넘겨줄 정도였다는 것이다. 또 신 총괄회장의 이 지시가 정책본부와 대형 로펌의 주도하에 일사불란하게 이뤄진 것은 제왕(帝王)적 경영구조를 여실히 드러낸 사례로 검찰은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11일 오전 9시 반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70·구속)과 함께 ‘법인세 270억 원 부정 환급’ 사건에 관여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또 허 사장이 국세청을 상대로 로비를 지시한 정황도 조사한다.
장관석 jks@donga.com·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