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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원씨 “올림픽 계기로 리우에 음식한류 일으킬 것”

입력 | 2016-08-10 03:00:00

현지 유일 한식당 운영 서동원씨




리우데자네이루에 하나뿐인 한식당 ‘사군자’. 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사격 대표 진종오 선수가 삼겹살을 못 먹어 아쉽다고 하던데 우리 가게 오시면 바로 대접해 드릴게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하나뿐인 한식당 ‘사군자’를 연 서동원 사장(73·사진)의 말이다. 서 사장은 상파울루에서 성업 중인 사군자 식당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맞아 리우로 옮겨 왔다. 숙박업소가 몰려 있는 바하 지역에 테이블 16개짜리 가게를 빌려 영업을 시작했고, 메인프레스센터(MPC) 인근에도 야외 테이블을 이웃 업소와 공유하는 소규모 형태로 식당 문을 열었다. 식당 종업원 20여 명도 서 사장과 함께 상파울루에서 리우로 넘어왔다.

MPC점에서 만난 서 사장은 “서울에서 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에 브라질 마나우스로 이민을 왔다. 올림픽을 직접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 리우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며 “리우에 한식당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도 리우행을 결심하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브라질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브라질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은 5만 명이 넘는데 이 중 98%가 상파울루에 모여 산다. 리우에 사는 교민은 50여 명밖에 되지 않는다. 리우에 한국 식당이 한 곳도 없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닌 것이다. 문을 열자마자 사군자는 리우에 있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서 사장은 “한국 사람들만 상대로 장사할 생각이었으면 가게를 두 곳이나 빌리지 않았을 것이다. 20년 넘게 브라질에서 장사를 하다 보니 외국 사람들을 상대로도 한식이 통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선수들이 올림픽 성적을 기다리듯이 우리도 매출이 얼마나 나올지 기대하고 있다”며 웃었다.

실제로 점심시간 동안 식당 바깥에 있는 테이블을 차지한 건 일본인과 중국인이 대부분이었다. 피부색이 저마다 다른 손님들이 가게를 찾아 이것저것 묻고 가기도 했다. 검은 피부의 한 현지인은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멜론 맛 아이스크림을 골라 계산대 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서 사장은 “제육덮밥과 불고기덮밥이 특히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서 사장은 “손님이 원하면 (메뉴에 없는) 생선회도 내놓을 수 있다. 미리 전화만 주면 회덮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한국 손님이 “리우에 와서 한국 음식이 정말 먹고 싶었는데 덕분에 살았다”고 하자 서 사장은 “올림픽 덕분에 우리가 살았다”면서 웃었다. 사군자는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마무리되는 다음 달 중순까지 리우에서 영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