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2016 리우올림픽]골프 112년만의 복귀무대 11일 브라질-캐나다 선수와 첫 라운드… 왕정훈은 5조 바람 적은 오전에 출발… 한국팀, 올림픽 골프장서 적응 훈련 바람-벙커 위협적… “정교한 티샷 필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에 출전하는 안병훈(오른쪽)이 9일 경기가 열리는 올림픽 골프 코스에서 연습 라운드를 돌다 함께 출전하는 왕정훈(왼쪽)과 최경주 남자 대표팀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고 있다. 112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한 골프는 11일 시작된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112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한 골프에서 안병훈(25·CJ)이 특별한 역할을 맡았다. 안병훈은 9일 발표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골프 1라운드 조 편성에서 아지우송 다 시우바(브라질), 그레이엄 딜렛(캐나다)과 1조로 묶여 11일 오후 7시 30분(현지 시간 11일 오전 7시 30분) 티오프를 한다. 안병훈이 골프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맨 먼저 써 내려가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조 편성에는 안병훈이 올림픽 패밀리라는 배경이 작용했다. 안병훈의 아버지 안재형 씨와 어머니 자오즈민 씨는 1988년 서울 올림픽 탁구에 동반 출전한 뒤 결혼에 골인했다. 당시 안재형 씨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자오즈민 씨는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안병훈이 태어난 9월 17일(1991년생)은 서울 올림픽 개막일과 일치한다. 안재형 씨도 한국 탁구 대표팀 코치로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다. 안병훈은 “태극마크가 아직 어색하지만 자랑스럽다”며 “부모님을 능가하는 올림픽 성적(금메달)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특별 예우를 받은 안병훈은 9일 리우 올림픽 골프장에서 처음으로 최경주 감독(46)의 지도 속에 왕정훈(21·한국체대)과 연습 라운드를 했다. 오후 시간이어서 바닷가에 자리 잡은 링크스 스타일의 골프장에는 거센 바람이 불었다. 풍속은 최고 시속 50km를 넘나들었다. 320야드가 넘는 장타를 과시한 안병훈은 “강풍, 특히 맞바람이 불 때는 스윙 리듬이 망가질 수 있다. 집중력을 더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보다 앞서 지난주 리우에 도착한 최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1라운드 티타임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오전 이른 시간에는 바람이 잠잠하다. 첫날 스코어가 전체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는데 안병훈과 왕정훈 모두 1라운드를 일찍 치르게 됐다.”
5조에 속한 왕정훈은 니콜라스 콜사르츠(벨기에), 에스펜 코프스타드(노르웨이)와 11일 오후 8시 14분(현지 시간 11일 오전 8시 14분) 첫 라운드에 들어간다.
리우 올림픽 골프장은 해변에 있어 나무와 러프 등 장애물은 찾기 힘든 반면 79개에 이르는 벙커가 위협적이다. 이날 함께 코스 답사에 나선 강형모 대한골프협회 부회장은 “벙커에 담긴 모래의 종류가 3, 4가지에 이르고 공이 모래에 묻히는 경우가 많다. 페어웨이 벙커도 까다롭다”고 분석했다. 파71인 코스의 전장은 7128야드(남자부)와 6245야드(여자부)로 미국 남녀 프로골프투어보다 짧다. 16번홀(파4)은 303야드여서 원 온도 가능하지만 무리한 공략으로 벙커에 빠질 가능성도 높다. 무엇보다 정교한 티샷이 요구된다고 최 감독은 분석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