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화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제4차 세계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 및 제1243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0) 할머니를 비롯, 평화나비, 인명여고 학생 등 2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어 “얼마나 할머니들을 무시하면 그러겠는가. 일본과 속닥속닥해서 합의했다”며 정부를 비판한 뒤 “일본 정부가 우리 명예를 회복시켜주고 법적 배상해야 끝이 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지난해 위안부 합의에 따라 설립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화해·치유재단’)에 대해 ”법정 배상 없이는 푼돈을 받지 않겠다”며 “우리는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 우리 스스로 할 테니 정부는 이제 손을 떼라”고 강조했다.
앞서 ‘화해·치유재단’ 설립 사흘 전인 지난달 25일에도 김 할머니는 나눔의 집,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그리고 이옥선(88)·길원옥(88)·이용수(88) 할머니 등과 함께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김 할머니는 “우리가 싸우는 것은 돈 때문이 아니라 일본 정부가 나서서 ‘우리가 잘 못 했다. 용서해달라’고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것과 법적 배상을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20년 넘게 싸워온 걸 정부가 하루아침에 무너뜨렸다”고 위안부 합의에 대해 비판했다.
10일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의원들은 “12·28 한-일 외교장관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는 원천무효”라며 “정부는 ‘화해 치유재단’ 운영을 백지화하고 일본 정부와 전면 재협상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반면 새누리당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 요구는) 피해자들에 대한 상처치유와 명예회복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제4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주간을 맞아 일부 단체와 야당이 지난해 12월28일 타결된 한일 양국간 위한부 합의에 대해 재협상을 또다시 요구하고 있다”며 “이제와서 대다수 피해 당사자들이 바라는 지원을 무효화하고 재협상하는 것은 그 분들에 대한 상처 치유와 명예회복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