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에서 촉발된 호주와 중국 간의 갈등이 갈수록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이번에는 호주의 한 여성 앵커가 쑨양에 대해 보도 하던 중 ‘말실수’를 저질러 중국인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호주 방송 채널7의 뉴스 진행자 ‘아만다 아베이트’는 9일 오후 올림픽 관련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호튼은 중국의 ‘사기꾼’ 중 하나인 쑨양을”이라더니 멈칫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죄송합니다”라며 “중국의 스타 중 한명인 쑨양을 약물 사기꾼이라 부른 바 있습니다”라고 재빨리 말을 바꿨다.
공동 진행자 라이언 펠란이 “말이 꼬인 거죠?”라고 확인하자 아만다는 “절대 고의로 그런 것이 아니다”고 해명하며 진땀을 흘렸다.
채널7은 앞서 지난 6일 개막식 생중계에서도 중국 선수단이 입장하는 순간, 중계를 끊고 광고를 내보냈으며, 이어 올림픽 예상 순위를 전하며 중국 오성홍기가 들어갈 자리에 칠레 국기를 넣는 실수를 저질러 중국인들의 분노를 샀다.
또 같은 날 호주 수영선수 맥 호튼이 남자 자유형 400미터 결승을 앞두고 “약물 사용 선수들과 인사하거나 그들을 존중할 시간은 없다”고 쑨양을 비난해 분란을 키웠다.
호주에 사는 중국인 인구는 2015년 기준으로 이민자만 48만 명이다. 전체 인구 2400만명의 2%에 해당한다. 호주를 식민 지배했던 영국과 이웃 국가인 뉴질랜드에 이어 3번째 높은 비율이다.
호주 거주 중국인과 화교들은 채널7 방송사에 사과를 요구하는 인터넷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