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개띠 인생은 굴곡이 많았다. 높은 인구비율 탓에 대학 예비고사와 본고사에서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거쳐야 했다. 결혼할 무렵에는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40대의 문턱을 넘으니 외환위기가 터졌고 ‘사오정’(45세 정년)의 아픔을 겪었다. 인생의 고비 고비에서 한국 사회의 변혁을 온몸으로 겪은 그들의 여정은 문화적 테마로 종종 등장했다. 은희경의 장편 ‘마이너리그’는 58년 개띠들의 이야기다. 시인 서정홍은 ‘58년 개띠’란 작품을 시집 제목으로 올렸다. ‘58년 개띠’란 제목의 창작무용과 다큐영화가 발표되기도 했다.
▷고난의 세월이 이들에게 남다른 끈기와 생존력을 심어준 것일까. 요즘 들어 사회 전반에서 ‘58년 개띠’가 맹활약 중이다. 지난달 국내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급 등기임원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8년생이 14.1%로 가장 많았다. 대기업 임원 10명 중 1명이 ‘58년 개띠’란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 9년 전이다. 그들이 지금까지 잘 버텨낸 결과이리라.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