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질문에 침묵 일관…경호 강화 김정은 금5 주문에도 은2 그쳐 초조 역도 은 따고도 질책받은 엄윤철… 한국 역도 관계자와 셀카 찍기도
미소 윤석천 한국 역도 대표팀 감독(오른쪽)이 10일 북한 대표로 역도 56kg급에 출전해 은메달을 딴 엄윤철을 만나 사진을 찍고 있다. 엄윤철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이유로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에게 호된 질책을 들었다. 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최 부위원장은 9일(현지 시간) 양궁경기장을 찾아 북한 여자 대표 강은주(21)의 경기를 지켜봤다. 강은주는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유일한 북한 양궁 선수다. 경기가 끝난 뒤 최 부위원장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한국 취재진이 모여 들기 시작했다.
이틀 전 역도경기장에서 한국 기자들을 지나쳐 조용히 빠져나갔던 최 부위원장 일행은 이날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한국 언론 사이에서 취재 경쟁이 심해지자 경호 레벨도 올라간 것 같았다. 일행 중 한 명은 한국 기자들에게 “어디서 왔느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경호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국 기자도 있었다. 취재진이 어떤 질문을 던져도 최 부위원장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게다가 스포츠 외교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한 것도 최 부위원장에게는 부담이다. 최 부위원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행사장에 여러 차례 모습을 드러냈을 뿐 주요 국가 관계자들과는 별다른 교류가 없는 상태다. 조선중앙통신은 최 부위원장이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권한대행과 따로 만났다고 보도했지만 브라질 정부에서는 이를 부인했다.
미소 윤석천 한국 역도 대표팀 감독(오른쪽)이 10일 북한 대표로 역도 56kg급에 출전해 은메달을 딴 엄윤철을 만나 사진을 찍고 있다. 엄윤철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이유로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에게 호된 질책을 들었다. 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윤석천 한국 역도 대표팀 감독은 “엄윤철과는 국제 대회에서 만난 일이 많아 비교적 친한 사이인데, 연습장에서 우연히 마주쳐 ‘힘내라’고 얘기했더니 ‘괜찮다’고 하더라”며 “혹시라도 안 좋은 일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표정이 밝은 걸 보면 별 탈이 없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