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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응원합니다]“둘은 최고 복식조… 용대를 믿고 경기하세요”

입력 | 2016-08-11 03:00:00

<6> 이용대 ‘옛짝’ 정재성이 유연성에게




4년 전 런던 올림픽 배드민턴 남자복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뒤 정재성(34·삼성전기 코치)은 곧바로 당시 파트너였던 이용대(28·삼성전기) 곁을 떠났다. 6년 7개월 만의 이별. “더 뛰고도 싶었죠. 그런데 서른이 넘은 나이에 앞으로 더 잘한다는 보장이 없었어요. 용대가 새로운 파트너와 더 좋은 기회를 잡았으면 했죠.”

이용대는 11일부터 유연성(30·수원시청)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도전을 시작한다. 이용대의 곁을 지킬 ‘새 남자’에게 ‘옛 남자’는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을까.

○ 용대는 내가 직접 찜한 최고의 파트너

“용대는 제가 직접 선택한 복식 파트너예요. 당시 감독님께서 저에게 파트너를 고를 권한을 주셨는데 그때 오래 봐왔던 두 살 어린 후배가 있어서 이틀을 고민했어요. 그때 용대는 여섯 살이나 어린 고등학생, 말 그대로 신성이었어요. 그런데 용대에게 마음이 끌렸어요. 성장 속도도 빨랐고 의지가 워낙 강했거든요. 용대는 새벽, 오전, 오후, 야간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했어요. 전 힘들어서 야간 운동은 생각도 안 해봤는데…. 용대는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훈련으로 다 극복했어요. 전 배드민턴 선수 중에서 용대가 최고라고 생각해 왔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용대는 늘 듀스 상황을 가정하는 버릇이 있어요. ‘21-21, 한 점 남았다, 할 수 있다’는 용대 목소리를 들으면 한 점 한 점 집중할 수밖에 없어요. 동생이지만 대단하죠.”

○ 용대를 믿어주세요

“용대를 믿고 따라가세요. 용대는 큰 대회 경험이 많아서 중요한 순간마다 잘 끌어줄 거예요. 제겐 아직까지 아쉬운 순간이 있어요. 런던 올림픽 준결승이었어요. 세트스코어 1-1에서 맞은 3세트 20-20, 듀스 상황이었어요. 용대가 서비스를 넣기 전에 상대가 분명히 드라이브를 칠 테니 저에게 이를 받아 짧게 쳐달라고 했어요. 용대가 서비스를 넣었고 정말로 드라이브가 왔죠. 그런데 너무 긴장한 나머지 셔틀콕을 길게 쳐버렸어요. 제가 짧게 넘길 줄 알고 네트 플레이를 준비하던 용대는 급하게 수비하려고 돌아오다 점수를 내줬고요. 제 최대 실수였어요. 용대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 둘은 정말 잘 어울려요

“전 용대가 연성이와 복식 파트너를 했으면 좋겠다고 예전부터 생각했어요. 용대는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의 플레이가 세밀합니다. 연성이가 파워를 앞세워 끝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줄 거예요. 두 번 다시 만나기 어려운 인연이고 기회예요. 서로를 믿고 강약을 조절해가면서 랠리를 길게 하면 결과가 좋을 거예요. 물론 용대가 워낙 유명해져서 연성이가 부담을 느낄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당당해져야 합니다. 두 선수 모두 이제 ‘베테랑’이고 웬만한 흔들림도 없을 만큼 명품 조합이 됐어요. 서로 아끼고 달래며 여기까지 왔잖아요. 저에게도 그랬지만 연성이에게도 용대는 최고의 파트너예요.”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박윤균 인턴기자 서울대 사회교육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