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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지아 리우] 지금, 겨울 맞아? 변덕 심한 날씨 “어떡해”

입력 | 2016-08-12 05:45:00

기상악화로 조정 경기가 연기되었음을 나타내는 전광판.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섭씨 12∼31도…컨디션 관리 변수
지카 바이러스 모기 줄어든 건 다행


2016년 하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지금 겨울입니다. 그런데 평소 우리가 알고 있는, 또 매년 경험해온 그런 겨울이 아닙니다. 이곳 유명 관광지 중 하나인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제대로 실감할 수 있습니다. 수영복 차림의 시민들과 관광객이 해수욕과 서핑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또 강렬한 태양 때문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지 않으면 피부가 시뻘겋게 달아오르기 십상입니다.

한낮 기온이 섭씨 31도를 넘은 겨울을 직접 경험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물론 대중교통에서도, 각 경기장으로 이동할 때 이용하는 미디어 셔틀에서도 에어컨이 항상 가동되고 있습니다. 기자실의 에어컨 바람이 너무 차가워 냉방병 증세를 보인 사람들도 여럿 됩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언제 어떻게 날씨가 돌변할지 모릅니다. 무작정 얇은 옷을 입고 다니다간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바람막이와 점퍼는 필수 휴대품입니다. 섭씨 12∼13도까지 기온이 뚝 떨어지고, 갑자기 비가 쏟아지면서 돌풍이 일곤 하니까요. 새벽녘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진 뒤 아침이 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강한 뙤약볕이 내리쬐고, 그러다 밤이 깊어가면서 또 추워지고.

물론 좋은 점도 있습니다. 리우로 향할 때 가장 걱정하던 한 가지를 아직까지는(?) 피하고 있으니까요. 이집트 숲모기가 옮기는 지카 바이러스입니다. 다행히 모기는 많이 없습니다. 잔뜩 싸들고 온 모기 기피제와 살충제를 딱히 사용할 일이 없네요. 모기도 변화무쌍한 리우의 기후는 당할 재간이 없나 봅니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일반인들에게 해당되는 겁니다. 경기 현장은 여전히 비상체제입니다. 눈만 오지 않을 뿐 4계절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오락가락 날씨가 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는 선수들에게는 반갑지 않습니다. 올림픽 개막 직후 종잡을 수 없는 리우의 날씨를 경험한 선수단이 두툼한 점퍼를 한국에서 긴급 공수한 이유입니다.

리우올림픽에서 대한민국에 감동을 안기는 태극전사·낭자들의 적수는 직접 실력을 겨루는 상대국 선수들만이 아닙니다. 날씨도 꼭 극복해야 할 변수입니다.

리우데자네이루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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