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악화로 조정 경기가 연기되었음을 나타내는 전광판.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섭씨 12∼31도…컨디션 관리 변수
지카 바이러스 모기 줄어든 건 다행
2016년 하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지금 겨울입니다. 그런데 평소 우리가 알고 있는, 또 매년 경험해온 그런 겨울이 아닙니다. 이곳 유명 관광지 중 하나인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제대로 실감할 수 있습니다. 수영복 차림의 시민들과 관광객이 해수욕과 서핑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또 강렬한 태양 때문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지 않으면 피부가 시뻘겋게 달아오르기 십상입니다.
한낮 기온이 섭씨 31도를 넘은 겨울을 직접 경험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물론 대중교통에서도, 각 경기장으로 이동할 때 이용하는 미디어 셔틀에서도 에어컨이 항상 가동되고 있습니다. 기자실의 에어컨 바람이 너무 차가워 냉방병 증세를 보인 사람들도 여럿 됩니다.
물론 좋은 점도 있습니다. 리우로 향할 때 가장 걱정하던 한 가지를 아직까지는(?) 피하고 있으니까요. 이집트 숲모기가 옮기는 지카 바이러스입니다. 다행히 모기는 많이 없습니다. 잔뜩 싸들고 온 모기 기피제와 살충제를 딱히 사용할 일이 없네요. 모기도 변화무쌍한 리우의 기후는 당할 재간이 없나 봅니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일반인들에게 해당되는 겁니다. 경기 현장은 여전히 비상체제입니다. 눈만 오지 않을 뿐 4계절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오락가락 날씨가 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는 선수들에게는 반갑지 않습니다. 올림픽 개막 직후 종잡을 수 없는 리우의 날씨를 경험한 선수단이 두툼한 점퍼를 한국에서 긴급 공수한 이유입니다.
리우올림픽에서 대한민국에 감동을 안기는 태극전사·낭자들의 적수는 직접 실력을 겨루는 상대국 선수들만이 아닙니다. 날씨도 꼭 극복해야 할 변수입니다.
리우데자네이루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