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방문-‘포켓몬 고’ 영향… 태화강 십리대숲 등 관광객 몰려 ‘포켓몬 고’ 실행 간절곶도 북적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 있는 돼지국밥 식당.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식사를 했다는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시 공무원들은 최근 울산으로 몰려드는 관광객 때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관광지 주변 상가 매출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11일 낮 12시 울산 남구 신정시장 안 돼지국밥 골목.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점심을 먹으려는 손님과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이곳을 찾아 점심 식사를 한 이후 손님 발길이 부쩍 늘었다. 박 대통령이 들렀던 식당 입구에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국밥 드신 집’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식당 주인 이모 씨(48·여)는 “국밥집 운영 20여 년 만에 대통령을 손님으로 맞는 영광을 누렸다”며 “요즘은 점심과 저녁 시간대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했다.
부산과 경북 경주 사이에 위치한 울산은 평소 ‘잠깐 스쳐 가는 도시’로 인식돼 관광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대통령 방문 이후 이 인식이 확 바뀌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휴가지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조회 수만 봐도 잘 나타난다. 네이버 모바일 분석 자료에 따르면 1년 전에 비해 최근 검색어 조회에서 ‘십리대숲’이 3.7배(1만2200회), ‘대왕암공원’은 3.1배(2만8500회), ‘신정시장’은 5배(3000회) 늘었다. 포켓몬 고가 실행되는 울주군 간절곶도 검색어 조회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관광객도 늘어나고 있다. 십리대숲의 주말 하루 방문객은 지난해 2000명에서 9427명, 대왕암공원은 지난해 7000명에서 1만4570명으로 증가했다. 간절곶은 평소보다 10배 이상인 1만400명, 울산대교 전망대는 3배 많은 1022명이 찾았다.
관광객 증가로 십리대숲과 접해 있는 태화강대공원 먹거리 단지는 하루 매출이 30%, 대왕암공원 일대 상가는 두 배가량 증가했다. 울산의 비즈니스호텔은 평소 숙박률이 50% 안팎이었으나 박 대통령 방문 이후 90%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당일 코스인 ‘대통령 휴가 따라 하기’와 1박, 2박 코스인 ‘대통령 휴가지 울산 머물기’ 등 관광 상품 개발에 나섰다. 또 울산광역시 승격 20주년이자 ‘울산 방문의 해’인 내년에는 국제 관광 학술대회, 아시아 조류 박람회 등을 열어 울산을 세계에 알리기로 했다. 장기적으로 태화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해 도심 하천 생태 복원의 이야기를 관광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중구 도심에는 ‘울산큰애기 관광안내소’를 설치해 관광 거점으로 활용한다. 대왕암공원에는 어린이 테마파크를, 고래 문화특구에는 어린이 고래 테마파크를 건립해 울산대교로 잇는 체류형 관광 콘텐츠로 개발한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